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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닌가 봐…' 나무 매달린 사자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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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6 10:36:28 수정 : 2015-05-26 11: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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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 최강자더라도 상대가 뭉치면 쉽게 이길 수 없는 법인가 보다. 물소떼를 사냥하려던 사자 한 마리가 위태롭게 나무에 매달린 사진이 최근 공개돼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3월, 케냐의 마사이 마라(Maasai Mara) 국립공원을 방문 중이던 전직 군사전문가 찰스 코민(63)이 좀처럼 볼 수 없는 희귀한 광경을 목격했다.

당시 찰스는 국립공원 가이드와 함께 물소를 관찰하려 근처에 차를 세우던 중이었다. 그런데 평화로워 보이던 물소 떼가 뭔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듯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찰스는 “근처 덤불에서 물소를 지켜보던 사자 한 마리가 갑자기 튀어나왔다”며 “배가 고픈 사자는 물소떼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자는 타이밍을 잘못 잡은 것 같았다. 사자가 노린 물소떼는 때마침 갓 태어난 새끼를 보호하던 중이었다. 새끼 보호에 예민해진 물소떼를 사자가 건드린 셈이다.

사자도 사태가 쉽지 않다는 걸 느꼈는지 물소떼를 쫓다 황급히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화난 물소떼는 사자를 따라갔으며, 달아나던 사자는 근처에 있는 나무로 급히 올라가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찰스는 때를 놓치지 않았다. 그의 카메라에는 나무에 위태롭게 매달린 사자와 그 아래에서 사자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물소떼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먹이사슬 최강자 사자의 망신스러운 순간이었다.

사자는 다행히도 물소떼가 자리를 옮기면서 나무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찰스의 카메라에는 물소떼를 뒤로하고 쓸쓸히 떠나는 사자의 모습도 포착됐다. 조금 전까지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찰스는 “사자는 그날 아침이 생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었다”며 “물소떼가 풀을 뜯느라 눈을 돌린 사이 사자는 도망쳤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보호 중인 새끼가 사자에 대항할 수 있는 용기를 물소에게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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