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tvN 예능프로그램 '롤러코스터'에서 '남녀 연령대별 이상형'을 다뤄 화제가 됐다. 10대부터 60대까지의 여성들은 각각 만능 스포츠맨, 똑똑한 남자 등을 다양한 매력의 이성을 좋아한다고 밝혔지만 이에 비해 남성들은 나이 불문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고 묘사해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남자들 사이에서 대화의 화제가 여자인 경우 빠지지 않고 "예쁘냐"는 질문이 나오는 것을 보면 프로그램 속 내용이 영 틀린 것만은 아니다. 이런 남자들의 획일적인 질문이 정말 사실일까? 정말 남자는 여자가 무조건 예쁘게만 생기면 되는 걸까?
'예쁘다'는 점만으로 모든 남심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 남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매력적인 여자들 중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섹시함 vs 귀여움 vs 청순함'의 아이콘을 통해 이들이 지닌 매력 포인트를 알아보고, 남자들에게 씌워진 '예쁘면 장땡'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벗겨봤다.
사진=코스모폴리탄 |
◆ "이효리 비켜!" 어디까지 비켜야 하나? '섹시 아이콘’ 이효리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이성의 얼굴과 몸매'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자 237명 중 62.4%가 얼굴보다는 몸매를 더 중시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여성의 몸매 중에서도 가장 우선시 하는 부위를 ▲가슴(42.6%) ▲힙(14.3%) 순으로 꼽았다. 남자들은 예쁜 얼굴 보다는 건강미 넘치는 섹시한 몸매를, 그 중에서도 섹시함이 드러나는 신체 부위를 가장 중시한다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2003년, 솔로곡 '텐미닛'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섹시 아이콘' 이효리 신드롬이 불었다. 그 후 매년 '이효리 비켜', '제2의 이효리' 등 이효리에게 도전하고 있는 섹시 여자 연예인들이 많았지만 '품절녀'가 된 지금까지도 섹시계에서 그녀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낸 스타는 없다. 이효리는 건강미 넘치는 근육에 가려지지 않는 볼륨감으로 뭇 남자들을 잠 못 이루게 했다. 이효리는 가수임에도 불안정한 가창력으로 혹평을 받거나, 출연한 드라마가 부진한 시청률로 조기 종영하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덮어 버릴 정도의 엄청난 인기로 독보적인 섹시 아이콘이 돼 '이효리 효과'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에 대한 평가를 1분 안에 끝낸다. 소개팅 등에서 이성을 만날 때 1분 안에 상대방의 '내면의 매력'까지 찾기는 어렵다. 남자가 이성을 볼 때 외모를 중요시 한다는 것은 특별한 연구 결과 없이도 공공연하게 알려진 통설. 첫 만남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잘록한 허리와 볼륨감 넘치는 몸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무수한 남자들은 '섹시녀'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다.
사진=아이유 인스타그램 |
◆ 귀여운 여인을 좋아하는 이유? 아이유!
귀여운 매력을 어필하는 여자연예인들은 대부분 '동안'이라는 특징이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동안의 요소로 길이가 짧고 둥근 얼굴형을 제시한다. 섹시함의 이미지가 볼륨 있는 몸매로 대표되는 반면 외양적 귀여움은 얼굴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귀엽다'는 단어는 행동이나 외양이 애교 있고 사랑스럽다는 의미. 귀여운 대상은 사랑스럽다 못해 보호본능을 일으킨다. 보호본능이란 말 그대로 연약한 대상을 지켜주고 싶은 감정을 뜻한다. 남자는 지켜준다는 행위를 통해 내면의 남성성을 확인할 수 있고, 이러한 점에서 귀여운 여자는 환호할 만한 대상이라 볼 수 있다.
아담한 체구에 동글동글한 얼굴, 커다란 눈망울의 아이유는 2008년 살랑거리는 안무와 눈웃음을 지으며 노래 'Boo'를 불러 남심을 녹였다. 그 뒤로도 아이유는 조그마한 손으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귀여운 소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사랑스러운 외모에 가녀린 목소리의 아이유는 성인이 된 이후로도 삼촌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 여성스러운 ‘청순미녀’의 대명사, 손예진
최근 들어 섹시 미녀, 동안 미녀 등이 주목받고 있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여성의 매력요소는 바로 '청순함'이다. 깨끗하고 순수하다는 의미의 청순은 전통적 여성상인 ▲순종적 ▲여성스러움 ▲단아함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과 여성의 사회진출로 인해 '순종적인 여성'은 더 이상 장점으로 여겨질 수 없게 됐지만 여전히 많은 남성들은 긴 생머리를 흩날리는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여자를 선호하고 있다.
청순함 대명사 배우 손예진은 최근 영화 '해적' 등을 통해 털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은 손예진을 이온음료 CF속 하얀 원피스를 입고 사뿐사뿐 뛰는 청순한 여신의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당시 이온음료 광고 속 손예진의 청순한 매력은 독보적이었다. 2013년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조사한 설문 결과 많은 남성들이 '여성스러움'을 매력요소로 들며 가장 소개받고 싶은 스타일 1위(33.2%)로 배우 손예진을 꼽기도 하는 등 손예진은 각종 설문조사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며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SBS 한밤의 TV 연예 캡처 |
◆ 외모든 내면이든 '어디가 어떻게' 예쁘냐가 관건
탕수육에 소스를 찍어먹느냐 부어먹느냐의 취향이 일명 '찍먹 vs 부먹'으로 호불호가 갈리듯, 남자이 선호하는 여성 스타일 또한 다양하다. 여성의 다양한 매력 중 남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력 포인트는 '섹시'와 '귀여움' 그리고 '청순함'. 세 가지 스타일의 특성은 '찍먹'과 '부먹'만큼이나 확연히 다르다.
육감적인 입술로 시대를 풍미했던 섹시 스타 '안젤리나 졸리', 귀여운 미소로 로맨틱 코미디의 여신이라 불리는 '레이첼 맥아덤즈', 귀족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기네스 펠트로' 등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남자들은 다양한 매력의 여성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남자라고 해서 무조건 "예쁘냐?"라고 묻는다는 인식은 어찌 보면 남자를 단순한 생물로 묘사하는 모욕이랄 수도 있다. 외모보다 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자는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남자도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구체적 취향이 있다. 섹시한 몸매나 귀여운 동안을 선호하는 남자도 있고, 여성의 섹시한 내면이나 귀여운 애교, 지적인 면모를 좋아하는 남자도 있다.
예쁜 여자들만 좋아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기도, 틀린 말이기도 하다. 남자가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포인트는 '어디가 어떻게' 예쁜가다.
라이프팀 차주화·장유진 기자 cici0608@segye.com
<남성뉴스>남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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