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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이것은 귀여운 '사죄의 편지'?

입력 : 2015-06-09 18:12:41 수정 : 2015-06-09 18: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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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에서 조용해야 하는 건 누구나 아는 공중도덕이다. 특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비행이나 기차 혹은 버스에서의 정숙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예절이다.

만약 당신이 생후 5개월 된 쌍둥이 아들을 둔 부모라 가정하자. 그리고 아들들을 데리고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무엇이 가장 걱정되는가? 아마도 비행 동안 언제 울음을 터뜨릴지 모를 아들들일 것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는 한 여객기에 쌍둥이 아들을 둔 부부가 올랐다. 이들의 아들은 생후 5개월이다. 앞서 생후 5개월을 둔 아들이라 가정하자고 한 이유는 이번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아리아와 크리스 맥캔츠는 예정된 좌석에 앉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가방에서 비닐봉지 수십개를 꺼내고는 이를 직접 기내 승객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 수량만 무려 80개나 됐다. 이전 여정까지 합하면 두 사람은 총 160개의 봉지를 준비한 셈이다.

맥캔츠 부부가 승객들에게 나눠준 봉지에는 사탕과 초콜릿 그리고 귀마개와 작은 편지가 들어 있었다. 이 편지는 맥캔츠 부부가 아들들의 관점에서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었다.


“이번은 저희의 두 번째 비행이에요. 우리는 장례식 참석으로 미시간주에 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랍니다. 그런데 비행에 앞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비행에 따른 기압차 때문에 우리가 놀랄 수도 있다는 거예요”

편지는 계속 이어졌다.

“부모님께서는 우리가 조용히 자기를 원하시지만… 일단, 여러분의 편안한 비행을 위해 가방 안의 물건을 좀 확인해주세요”

그러니까 봉지 안에 든 귀마개는 아기들의 울음에 행여나 비행이 방해될까 걱정한 맥캔츠 부부가 승객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애교 넘치는 편지는 부부가 아기들의 관점에서 승객들에게 건넨 메시지였다.


다행히 승객들은 맥캔츠 부부의 편지를 기분 좋게 받아든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 중에는 아기를 둔 부부도 몇몇 있었는데, 이들은 “오! 알았어요” “괜찮아요” “부모가 된다는 게 뭔지 알겠어요. 그것도 쌍둥이 말이죠”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승객들을 생각한 맥캔츠 부부 이야기에 네티즌들은 칭찬 일색이었다. 한 네티즌은 “현명한 부모란 이런 것”이라며 댓글을 남겼고, 다른 네티즌은 “이야기를 듣고는 저절로 박수가 쳐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네티즌은 “어딜 가나 ‘뇌물’은 있다”고 댓글을 달아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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