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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난소 재이식으로 임신 성공…'세계 최초'

입력 : 2015-06-10 11:46:37 수정 : 2015-06-10 11: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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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한 20대 여성이 어린 시절 떼어 놓았던 자기 난소를 재이식해 임신한 사실이 알려져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여성은 난소 재이식 후 임신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인물이 됐다.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콩고 출신 27세 여성이 지난해 아기를 출산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당연한 이야기라 어째서 화제가 되는지 고개를 갸우뚱할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시간을 거슬러 여성이 5세였던 때로 돌아간다. 당시 여성은 '겸상 백혈구 증후군(sickle-cell anaemia)' 진단을 받았다. 이는 아프리카계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유전적 악성 빈혈 증세다.

13살이던 해, 여성은 치료를 위해 벨기에로 건너올 수밖에 없었다. 의료진은 여성이 골수이식을 통해 증후군을 완치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의 동생 골수를 이용해 치료에 들어가기로 했다.

모든 과정이 순조로워 보였지만, 딱 하나 걸림돌이 있었다. 남성의 골수이식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어, 불가피하게 여성의 난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치료가 시작될 즈음 여성은 사춘기에 해당하는 나이였으나, 아직 2차성징은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진은 여성의 오른쪽 난소를 제거했다. 몸에서 떼어낸 난소는 냉동장치에 보관되었으며, 여성은 오랜 기간 화학치료 등을 통해 무사히 증후군 치료에도 성공했다.

시간이 흐르고 25살이 되자 여성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그러려면 과거 떼어냈던 난소를 재이식하는 건 필수였다. 다행히 의료진은 냉동보관 중인 난소 조직을 여성에게 재이식하는 데 성공했으며, 자기 난소를 이식받은 여성은 27세가 되던 지난해 11월 무사히 아들을 출산했다.

난소 재이식을 주도한 이사벨 디미스트리 박사는 “이번 수술의 승자는 난소를 재이식받은 여성”이라며 “불확실한 시간 속에서 살아온 여성은 수술 후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과 비슷한 처지의 환자들이 많은 혜택을 받길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 사춘기 이전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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