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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만남' 황교안·채동욱, 청문회장 재회는 '불발'

입력 : 2015-06-10 11:51:52 수정 : 2015-06-10 11: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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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로 대립… '혼외자' 파문으로 결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왼쪽)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 두 사람은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놓고 격렬히 대립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0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게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황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던 2013년 검찰총장을 지낸 채 전 총장을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채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인사청문 특위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에서 “검찰총장 재직 중의 직무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청문회에서 진술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사료된다”면서 “출석할 수 없음을 양지해 달라”고 밝혔다.

채 전 총장은 사법연수원 14기로 황 후보자(13기)보다 한 기수 후배다. 황 후보자가 검찰 재직 시절 공안의 외길을 걸은 것처럼 채 전 총장은 철저하게 특별수사 분야에서만 잔뼈가 굵었다. 두 사람은 과거 서울지검에서 여러 차례 함께 근무했으나 황 후보자는 공안부, 채 전 총장은 특수부에 각각 몸담아 교류 기회는 많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채 전 총장은 서울지검 특수2부 검사, 밀양지청장, 대검찰청 마약과장, 서울지검 특수2부장 등을 거쳐 2006년 특수통 검사의 최고봉이라 할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에 임명됐다. 당시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입 사건 등 수사를 매끄럽게 처리하며 검찰 안팎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7년 검사장 진급에 이어 2009년 고검장으로 승진한 그는 대검 차장으로 있던 2012년 커다란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직속상관인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부하인 최재경 당시 대검 중수부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검찰사상 초유의 ‘항명’ 파동이 일어난 것이다. 이 사건으로 한 전 총장이 사퇴한 뒤 잠시 서울고검장으로 옮겨가 있던 그는 2013년 초 박근혜 신임 대통령에 의해 한 전 총장의 후임자로 낙점돼 검찰의 지휘봉을 넘겨 받는다.

취임 후 채 전 총장이 맞닥뜨린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이었다. 2012년 대선 무렵 국정원 요원들이 원세훈 당시 원장 지시에 따라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문재인 새정연 대표를 비방하는 댓글을 온라인에 조직적으로 올려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사건의 핵심이다. 채 전 총장은 같은 특수통인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려 이 사건을 수사하도록 했다.

특수통 검사 위주로 꾸려진 특별수사팀은 수사 내내 국정원과 마찰을 빚었고, 공안통인 황 후보자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별수사팀은 “원 전 원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건의한 반면 황 후보자는 “선거법 적용과 영장 청구 모두 무리”라고 일축했다. 이같은 갈등은 특별수사팀이 상부 보고 절차를 생략한 채 현직 국정원 직원 체포를 강행했다가 윤 팀장이 수사팀에서 배제되는 ‘파국’으로 이어졌다. 이후 윤 팀장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작심하고 검찰 지휘부에 대들어 온 국민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처럼 국정원 댓글 사건의 후폭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채 전 총장의 ‘혼외자’ 파문이 불거져 법무부와 검찰 간에 새로운 충돌 양상이 빚어졌다. 채 전 총장은 혼외자 파문이 국정원 댓글 사건의 엄정한 처리를 막으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했다고 여긴 반면 황 후보자는 검찰 총수의 부도덕성이 검찰 조직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채 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채 전 총장은 법무부 감찰관실이 감찰에 착수한 직후 사표를 내고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2년 임기의 4분의 1도 채우지 못한 5개월 만의 불명예 퇴진이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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