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은 지난해 전주시와 ‘후백제 복원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후백제 도성벽 추정지’ 시굴 조사를 완료하고 11일 현장을 공개했다.
전주 교동의 오목대에서 돌과 흙 등을 섞어 만든 후백제의 도성벽 흔적을 확인했다.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
박물관은 오목대 동쪽∼남서쪽에 통일신라 후기부터 후백제시기에 해당하는 길이 251m, 폭 8m, 높이 3∼5m 내외의 대규모 토석혼축(土石混築) 성벽을 확인했다. 조사된 성벽의 구조와 출토유물은 통일신라 후기(9세기)부터 고려초 이전(10세기)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 후백제시기를 포함하고 있다. 긴박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듯 돌과 흙, 기와로 섞어 만든 성벽은 간단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출토유물은 평기와 위주에 초기 어골문(魚骨文)과 ‘大(대)’ ‘官(관)’ 명문(銘文) 기와 등 후백제 산성(9세기 말)으로 추정되는 순천 해룡산성 등의 출토품과 유사하다.
오목대의 성벽은 지금까지는 후백제 도성의 남서쪽으로 여겨졌으나, 조사 결과 주방어 대상이 성벽의 안쪽으로 확인됨에 따라 성벽과 자연지형을 이용하여 남쪽의 관문을 지키는 요새의 기능이 높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 오목대의 넓은 대지에는 아직도 후백제의 여러 방어 시설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1948년, 1954년 항공사진, 1968년 위성사진, 일제강점기 지형도와 지적도 파악과 함께 발굴조사를 병행해 유적의 역사적 실체를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오목대 전 지역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이루어지면 구체적인 후백제의 실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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