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8일 목판 인쇄술과 초기 한글 연구에 중요한 문헌이 될 감지금니묘법연화경 권1, 묘법연화경 권1∼3, 선종영가집(언해) 등 3건을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한다고 17일 밝혔다.
감지금니묘법연화경 권 제1의 서(序). 서울시 제공 |
감지금니묘법연화경은 검푸른 종이(감지)로 된 표지에 금가루(금니)를 사용해 ‘묘법연화경권제일’이라 쓴 고려시대 목판 불경이다. 천태종의 근본 경전으로 화엄경과 함께 불교사상을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법화경’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 감지금니묘법연화경은 현재 전체 7권 중 1권만 남아 있다. 석가모니가 설법하는 그림을 그린 변상도가 목판 판각으로 6면에 걸쳐 포함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권이 고려초기 시기의 것인 데다 변상도가 포함돼 있어 그 가치가 높다”며 “활자 크기가 작고 정교한 소자본도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희귀본인 만큼 시 유형문화재 제377호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지금니묘법연화경은 현재 은평구 심태사에 보관돼 있다. 묘법연화경 권1∼3은 현재 국가 지정 보물 제1153호와 동일한 판본으로 15세기에 새겨진 목판 불경이다. 간행시기를 알 수 없고 보물보다 누락된 부분이 많아 국가 지정 보물 신청에서는 빠졌지만 판본의 희소성이 인정돼 시 유형문화재 제375호로 지정됐다.
한글의 변천사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자료인 선종영가집(언해)도 시 유형문화재 376호로 지정됐다. 선종영가집은 당나라 때 현각선사가 저술한 수행하는 10가지 방법을 우리 글로 번역한 조선 초기 목판본 책이다. 특히 세조가 토를 달고 신미 등이 한글로 번역했다는 점에서 조선 전기 한글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글자와 말을 그대로 담고 있어 한글의 변천사 확인을 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이번 지정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는 총 342건이 됐고, 무형문화재 등을 포함한 시 지정 문화재는 총 513건이 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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