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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짐 될까" 식물인간 남편 죽인 할머니의 눈물

입력 : 2015-06-22 16:51:10 수정 : 2015-06-22 16: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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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법정에 들어선 60대 여성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뒤늦게 후회했지만 남편을 살릴 수는 없었다. 베이징(北京)에 사는 취(63)씨 이야기다.

중국 봉황망(凤凰网)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취씨는 올 3월6일 15년간 간호해온 남편(63)을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취씨는 칼로 자신의 손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했으나, 두려움에 휩싸여 곧바로 딸에게 범행 사실을 알렸다.

취씨의 남편은 1999년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그는 음식을 넘기기 어려운 남편을 위해 직접 밥을 씹은 뒤 넣어주며 극진히 간호했으나, 2년 전 자신도 뇌경색 증세가 찾아와 몸을 가누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자기 몸 보살피기도 힘들었지만, 취씨는 남편에게서 손을 떼지 않았다. 그에게는 아들과 딸이 있었으나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 주말마다 집에 들르는 게 고작이었다. 남편 병간호는 취씨가 감당할 몫이었다. 어깨를 짓누르는 짐에 참지 못한 취씨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취씨는 판사 앞에서 눈물만 흘렸다. 그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어요”라며 “아들과 딸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라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그때의 나는 굉장히 허약한 존재였어요”라며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 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재판부는 취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취씨의 선처를 호소한 마을 주민들의 탄원서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봉황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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