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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당신은 왜 떠나지 않죠?"…요트로 세계여행 중인 부부

입력 : 2015-06-27 11:20:00 수정 : 2015-06-27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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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요트로 세계여행 중인 미국의 30대 동갑내기 부부가 화제다. 이들의 사연을 접하게 된다면 당신도 당장 회사를 나가고 싶을지 모른다.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맷 존슨(32)과 그의 부인 제시카 존슨(32·여)은 2011년 8월, 그랜드래피즈(Grand Rapids)의 정든 집을 떠나 넓은 바다에 몸을 맡긴 이래 전 세계를 유랑하고 있다.

이야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맷과 제시카는 각각 자동차 딜러와 보험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이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일자리를 얻는 일명 ‘아메리칸 드림’을 이어나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넓은 세계를 원했다. 무엇보다 반복되는 하루가 재미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형편은 넉넉했지만 너무 건조했다. 결국 이들은 모든 재산을 팔아 요트를 마련하기로 했다.


요트 준비, 여정 계획 등 3년에 걸친 준비 끝에 맷 부부는 넓은 세계로의 항해를 시작했다. 아침에는 밝게 빛나는 태양, 저녁에는 붉게 타는 노을이 두 사람 옆에 있었다. 요트에 앉아 가만히 바다를 보면 천국이 따로 없었다.

맷 부부는 지금까지 페루, 바하마, 자메이카 그리고 쿠바 등을 포함해 총 16개 나라를 돌아다녔다. 터키옥석으로 가득 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바다, 카리브 해의 빛나는 섬은 억만금을 주더라도 남들에게 양보하지 못할 진풍경이었다.


두 사람은 2012년 한 동물보호소에서 만난 고양이 ‘조지’를 새로운 식구로 맞이했다. 여행 초기였던 덕분에 조지는 맷 부부와 많은 여정을 함께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조지는 13개 나라를 방문했다. 누가 조지를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많은 나라를 방문한 고양이’라 해도 손색없다.

맷 부부는 따분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이들은 “예전의 우리는 소위 ‘아메리칸 드림’을 향해 발버둥 치는 사람들이었다”며 “몇 주간 멍하니 TV 앞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낭만적으로 보이는 항해지만, 매번 아름다운 일만 있는 건 아니었다. 특히 바다에서 만난 파도는 항상 두 사람을 위험에 빠뜨렸다.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 앞에서 구명보트에 옮겨탈 생각을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맷 부부는 기나긴 항해가 부부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해줬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한 사람이 화가 나면 다른 사람이 홀로 일을 해결해야 했다”며 “바다 위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좋은 사이를 유지해야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아직도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어서 떠나라고 권유했다.

“당신을 막는 게 없다면, 왜 떠나지 않는 거죠?”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MJ Sailing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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