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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IB 출범, 기업 해외진출과 남북경협의 큰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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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6-29 21:44:32 수정 : 2015-06-29 21: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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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사실상 공식 출범했다. 한국을 비롯한 57개 창립회원국이 어제 베이징에서 AIIB 협정문 서명식을 가졌다. AIIB는 회원국들의 협정문 비준 절차를 거쳐 연내에 공식 운영에 들어간다. AIIB는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인프라 투자자금을 지원해 아시아 경제·사회 발전을 촉진하는 데 목적을 둔 다자개발은행이다. 최대 자본금은 1000억달러에 달한다. 57개국이 협의해 경제규모 기준으로 정한 지분율은 중국이 30.34%로 가장 크고, 한국은 3.81%로 5위다. 한국이 가입한 국제금융기구 중 가장 높은 순위다. AIIB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투자대상 사업 선정 등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AIIB 출범은 우리나라에 큰 의미가 있다. 아시아의 인프라 투자 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건설·교통·통신 등에서 비교 우위의 기술력을 지닌 한국 기업들이 아시아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대폭 확대된다. 공사대금 회수 위험이 줄어 기업들이 수주에 적극 나설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에도 중대한 계기가 된다. 북한은 AIIB 회원국이 아니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여러 환경 여건이 충족되면, AIIB를 통한 북한 지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원활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인프라 투자와 남북한·대륙철도 연결 등 다양한 북한 관련 사업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남북관계의 새 장을 열 수 있다. 남북한·러시아 간 3각 물류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동북아 경제협력 사업에 물꼬를 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IIB 출범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와 맞물리면서 중국이 미국 중심의 국제경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는 뜻도 담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신속협상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무역협상촉진권한(TPA) 법안 입법을 마무리하고 TPP 협상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12개국이 참가하는 TPP의 1라운드 협상이 타결되면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가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국제경제질서 재편이 가시화하는 상황은 기회이자 위기일 수도 있다. AIIB가 출범한다고 해서 경제 실익이 거저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나라 경제의 운명이 달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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