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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청력' 되찾은 4살 소녀…'이제 세상이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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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09 13:16:17 수정 : 2015-07-09 14: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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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달팽이관과 청각신경이 없던 여자 아이가 의학의 도움으로 생전 처음 생일축하 노래를 듣게 됐다. 잉글랜드 대거넘(Dagenham)에 사는 레이아 아미티지(4) 이야기다.

지난 6월, 네 번째 생일을 맞이한 레이아는 파티에서 부모가 불러주는 노래에 고개를 까딱했다. 그의 반응에 놀란 레이아의 부모는 딸을 붙잡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선천적인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지 4년 만에 일어난 기적이었다.

레이아의 아빠 밥은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며 “딸이 우리 노래를 알아들은 건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딸에게 청각장애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우리는 절망했다”고 옛날을 떠올렸다.


이야기는 4년 전, 레이아가 태어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레이아는 선천적으로 머릿속에 달팽이관과 청각신경이 없었다. 외부 소리를 자극으로 바꿔 뇌에 연결할 ‘통로’가 없었다는 뜻이다.

레이아의 부모가 이 같은 사실을 안 건 딸이 태어난 지 4주 정도 지났을 때였다. 의료진은 두 사람에게 레이아에게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알렸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레이아의 부모는 할 말을 잃었다. 앞으로 딸이 청각장애인으로 살아갈 거라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게다가 레이아처럼 어린 나이에 청각신경이 없는 경우는 잉글랜드에서 매우 드문 일이었다.

레이아에게 손을 내민 건 런던의 ‘가이즈 앤드 세인트 토머스 NHS 위탁재단(Guy's and St Thomas' NHS Foundation Trust)’이었다. 이 재단은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이 운영하며, 런던과 워털루 등에 담당 병원이 있다.

의료진은 ‘청각 뇌간 이식(auditory brainstem implant)’을 결정했다. 이는 소리를 자극으로 전환하는 장치를 머리에 넣는 수술이다. 악성 종양이 있는 성인만 대상으로 가끔 진행된 수술이어서 생후 23개월인 레이아가 받기에는 다소 위험했다.

밥은 “딸의 수술을 결정했지만 매우 초조했다”며 “위험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적으로는 뇌수술에 가까웠다”며 “수술이 진행되는 9시간 동안 아내와 난 바깥에서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레이아는 뇌에 삽입된 변환장치를 켜기까지 6주나 기다렸다. 다행히 별탈 없이 장치는 작동했지만, 레이아는 여전히 외부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렇게 레이아의 두 번째 생일과 세 번째 생일이 지났다.


네 번째 생일을 맞이한 지난 6월, 레이아는 부모가 불러주는 생일축하 노래에 즐겁게 반응했다. 현재 레이아는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데도 지장이 없다. 청력을 되찾은 레이아에게 소리를 듣는 건 세상과의 소통을 의미했다.

레이아의 엄마 앨리슨은 “딸이 소리를 듣기까지 우리는 긴 터널을 지나왔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고, 딸이 세상과 소통하리라 믿었다”고 말했다.

영국의 청각학자 비키 커윈은 “레이아의 증상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그동안의 고통을 참고 레이아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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