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유학 중인 중국인 청년이 백혈병 환자 소년을 도우려 4000km 넘게 자전거를 타며 모금운동을 펼쳐 감동을 주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가오 핑은 올해초 인터넷에서 백혈병 환자 소년의 사연을 접했다. 그가 인터넷에서 본 소년은 산둥(山東) 성에 살며, 쌍둥이 형제가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다른 형제는 백혈병 환자가 아니다. 소년은 백혈병을 앓지만 집이 가난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백혈병을 앓는 중국 소년. 타지에 있던 터라 가오가 느낀 연민은 매우 컸다. 그는 소년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자전거를 타며, 모금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가오는 밴쿠버에서 오타와까지 여정을 계획했다. 중간에 들르는 곳을 합하면 4300km를 넘는 대장정이었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동안 캐나다 명소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의 풍경을 찍은 뒤, 사진을 팔아 치료비를 마련키로 했다.
가오의 친구들도 그에게 도움이 됐다. 친구들은 이메일로 날아오는 가오의 사진을 인쇄한 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팔아 돈을 모았다. 가오도 그림엽서를 갖고 다니며, 곳곳에서 팔아 기금을 마련했다.
쉽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어려운 일이 더 많았다. 육체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포기하게끔 구석까지 몰고 간 위기가 여러 번 닥쳤다.
출발 사흘째 되던 날, 가오는 자전거에서 떨어져 엄지발가락을 다쳤다. 허벅지도 바닥에 긁히면서 여러 군데 상처가 남았다. 포기할 수 없어 달렸지만, 흐르는 땀은 상처가 아무는 것을 방해했다. 가오는 다친 부위가 쓰라렸으나 이를 악물고 달렸다.
농장 근처를 지나던 가오가 개떼 습격을 받은 일도 있었다. 곰이나 여우, 뱀 등의 공격을 받은 일도 허다했다. 그러나 무엇도 가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40일에 걸친 질주 끝에 가오는 2만2416위안(약 412만6000원)을 모았다. 그중에는 가오의 사연을 접하고, 마음이나마 함께 하는 뜻에서 5000위안(약 92만원)과 6666위안(약 123만원)을 내놓은 시민도 있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을 꼭 부여잡은 가오는 지난 6일 산둥 성에 있는 아이의 집으로 가 치료비를 무사히 건넸다.
가오의 이야기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한 네티즌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라며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말했으며, 다른 네티즌은 “사심 없는 가오의 모금운동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고 칭찬했다.
한편 한 네티즌은 가오가 자전거를 탈 수밖에 없는 중국사회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 네티즌은 “사회주의 아래 태어난 아이들의 치료받을 권리가 원래부터 보장되지 않는 거냐”며 “가오가 자전거를 타기 전에 아기가 백혈병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는 언제쯤이나 올까”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인민망·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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