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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완식의 화랑가 산책] 화랑가 끊이지 않는 '미술품 위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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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28 21:01:47 수정 : 2015-07-28 21: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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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작가 작품 타깃… 수법 날로 정교
“작가 직접 나서 ‘의혹’ 불식 시켜야”
어느 시기에나 미술품 위작 논란은 있어 왔다. 미술시장에서 고가에 팔려나가는 작가의 작품은 위조자들의 전문 타깃이다. 잘하면 한 번에 큰 돈을 거머쥘 수 있어 위작을 만드는 일은 마약같이 중독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한 번 맛을 본 이들은 쉽게 이 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심지어 작가별로, 장르별로 위조자들도 점점 전문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작가는 어느 지역의 모씨가 전문이란 얘기가 나돌 정도다. 유화는 누가 잘하고,수묵화의 선수는 누구라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첨단장비까지 동원해 위조수법도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 가짜 공급책과 판매책이 대개 위조자들에게 주문하는 방식을 취한다. 종종 위조책·공급책·판매책 3자가 돈 배분에 문제가 생겨 갈등이 생기면서 외부에 사건 전말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컬렉터들이 위작 피해를 막는 길은 출처가 분명한 작품을 사는 것이다. 가격이 싸다고 무턱대고 샀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자신이 단골로 거래하는 갤러리나 경매사를 이용하면 문제가 생겨도 보상받을 길이 생긴다.

유명인이 소장했던 작품이 비싼 이유는 스토리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작품에 신뢰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선 출처 세탁을 위해 중국은 물론 일본에서 가짜를 만들어 국내에 유통시키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로 가져나갔다가 역수입하는 방식으로 출처를 포장하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 한국의 간판 작가 L씨의 위작 논란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위작판정, 위작목격’ 얘기들이 화랑가에 떠돌고 있지만 정작 작가 자신은 위작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작가가 생존해 있으니 전문가들과 함께 공개감정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미술시장에서 작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위작논란이 꺼지지 않는다면 작가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 같다.

예전엔 제자들이 스승의 작품을 위조하는 경우가 있었다. 화풍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위작 만드는 일이 수월했다. 세필 채색인물화로 유명한 이당 김은호(1892∼1979)도 생전에 그런 일을 당했다.

하지만 대처 방법이 달랐다. 제자들의 필치도 훤히 꿰뚫고 있어 누가 만든 것인지 금방 알아차린 이당이었지만 가난한 제자가 만든 것엔 눈을 감았다. 소장가가 감정을 위해 가져온 작품을 자신의 태작(졸작)이라며 자신의 진작과 바로 바꿔서 돌려 보냈던 것. 하지만 풍족한 제자가 그랬다면 그 자리에서 위작이라고 판정해 돌려보냈다. 진위 판정을 정확히 하면서도 제자에 대한 스승의 진정한 사랑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친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당이 존경받는 이유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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