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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늘어나니… 자격증 빌려 문화재 유지·보수

입력 : 2015-08-04 19:15:24 수정 : 2015-08-04 23: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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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명의 빌려 문화재 14곳 유지·보수…경찰, 문화재 3대 범죄 10월까지 특별단속 면허 없이 국가지정 문화재를 수리하거나 문화재를 절도한 문화재 사범 356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찰청은 자격증 불법 대여 등 문화재 비리, 문화재 도굴, 문화재 밀반출 등 문화재 분야 3대 범죄에 대해 오는 10월까지 3개월간 특별단속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2013년 숭례문 부실공사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계기로 문화재 사범을 단속해 2013년 1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5건, 356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문화재 수리는 전통 기술과 재료을 적극 활용하는 게 원칙이지만, 명맥이 끊기면서 실제 수리 현장에서 적용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숭례문 복구는 전통 기술의 활용이 가장 강조되었지만 여러 가지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은 숭례문 복구 공사 당시의 현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적발된 유형은 자격증 불법대여가 199명(55.8%)으로 가장 많았고, 국고보조금 유용(66명), 무자격 공사(37명), 장물취득(27명), 문화재 절도(7명) 등이 뒤를 이었다.

공사업체 대표 박모(53)씨 등 3명은 2010년 3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남의 문화재 수리업 면허를 빌려 충남 공주의 마곡사와 백련암, 용화사 종각 등 14곳의 국가지정문화재 수리 공사를 면허 없이 진행하고 약 2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다.

문화재 수리업으로 업체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숫자 이상의 단청, 석공, 목공 등의 기술자를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면허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박씨는 기술자에게 공사비의 6∼7%를 커미션으로 떼어주기로 하고 면허를 빌린 다음 공사를 진행했다.

문화재청의 문화재보수정비사업 예산은 2005년 1556억원에서 2010년 2100억원, 지난해 2338억원으로 증가추세다. 경찰은 문화재 보수 관련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격증 불법 대여와 국고보조금 유용 등의 범죄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문화재 관련 예산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이를 노리고 자격증 명의만 빌려 불법으로 문화재 유지·보수에 나서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무자격자가 사업에 뛰어들면서 부실공사나 문화재 훼손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문화재 밀반출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조선시대 고서적 등을 공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경찰은 문화재 사범 특별단속을 위해 문화재 수사 경험자나 관련 학과 전공자 중심으로 ‘문화재 전문 수사관’ 44명을 선발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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