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시아문화원 직원 채용 특혜 논란

관련기관 근무 경력자 가산점
응시자들 “법적근거 없다” 반발
문화전당측 “서류 전형만 부과”

다음달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유관기관인 아시아문화원이 직원을 채용하면서 관련 기관 근무 경력자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 따르면 문화전당의 운영인력은 문화전당 50여명을 포함해 아시아문화원 200여명, 관람자 서비스 인원 130여명, 시설 및 관리 방호 인원 200여명 등 모두 6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아시아문화전당의 5개 원을 위탁·운영하는 아시아문화원이 지난달 29일 직원 채용 공고를 냈다.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문직과 행정직에 3200명이 응시했다. 채용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0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경쟁률이 16대 1에 달한다. 아시아문화원은 정원이 확정되면 서류전형에서 5배수, 면접에서 3배수 정도 뽑아 최종합격자를 가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시아문화원이 직원 채용 공고를 내면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과 아시아문화개발원에서 6개월 이상 재직한 직원에게 서류심사 때 가산점을 준다고 밝혀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재직기간에 따라 최대 5점까지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문화원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개정에 따라 지난 3월 그동안 문화전당 출범을 준비해온 아시아문화개발원을 해산하고 그 규모와 기능을 확대한 조직이다. 아시아문화원은 종전 아시아문화개발원의 주업무인 콘텐츠 구축과 문화전당, 예술극장 등을 위탁·운영하는 추가 업무를 맡게 된다. 아시아문화개발원은 다음달 초 문화전당이 개관하면 자동 청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시아문화개발원 직원 상당수가 아시아문화원 채용에 원서를 내 가산점 특혜가 불거지고 있다. 아시아문화개발원 직원은 정규직 40명과 계약직 200여명 등 모두 240여명이다. 정규직과 계약직 모두 고용승계가 되지 않아 개별적으로 원서를 제출하고 채용절차를 밟고 있다.

아시아문화원 응시자들은 아시아문화개발원 재직자들에게 주는 가산점이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A씨는 “관련 기관에 재직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과도한 특혜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B씨는 “가산점의 영향으로 유능한 외부 전문가들의 진입이 차단되고 아시아문화개발원 직원들의 잔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문화개발원 등은 가산점이 전혀 특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서류전형에서만 가산점이 부여되는 데다 국가유공자와 지역대학 출신자에게도 가산점이 주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문화전당 측은 “아시아문화원 설립법에 고용승계가 명시되지 않아 정규직조차도 응모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초기 문화전당 운영을 위해서는 경험자가 필요해 가산점을 부여했다”고 해명했다.

아시아문화개발원 직원들은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포괄승계가 되지 않아 개관 준비와 함께 채용 준비를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 직원은 “그동안 개관 준비에만 몰두했는데 고용승계가 되지 않아 답답할 뿐”이라며 “따로 시험 준비를 할 시간이 없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