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0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단호한 어조로 오픈프라이머리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 17∼19일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과 이정현 최고위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박성 발언이다. 공천 제도를 둘러싼 여당 내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실향민 ‘통일 세미나’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 통일회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던 중 “(6·25전쟁 참전용사 중) 어떤 분은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다 다쳐 의수를 하고 나오셔서 왼손으로 제게 경례를 하니 제가 눈물 흘리면서 그 광경을 봤다”며 왼손으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어 “오픈프라이머리를 흔들려는 세력들이 자꾸 말을 만들어내는 모양”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흔들려는 세력’이라는 표현은 친박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오픈프라이머리라는 용어 대신 ‘국민공천제’로 바꾸며 홍보활동을 전개해왔다. 이는 공천을 국민에게 돌려드린다는 의미를 담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반대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여론전에서 압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국민의 70%가 지지하고 있는 것을 왜 내가 포기합니까”라고 되물었다. 여론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오픈프라이머리를 밀고 관철하겠다는 결기를 드러낸 셈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친박계뿐 아니라 야당을 설득해야만 한다. 최악의 상황은 야당 반대로 도입이 무산될 경우다. 김 대표는 “여야가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합의가 안 될 때는 그때 가서 대책을 세울 것”이라며 ‘플랜 B’ 구상도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이달 초 상향식 공천 기조에 따라 여론조사 100%로 유권자 선택에 따라 총선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만 오픈프라이머리를 시행할 경우 비용 부담이 큰 데다 유권자 참여가 저조할 경우 역선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대안으로 여론조사 비율을 늘려 공천권을 국민이 행사했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선 흥행을 기대할 수 없고 인기투표식으로 현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라는 비판이 적잖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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