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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의 운동기구 렌트비 떠넘기고 사라진 정수기업체 대표

입력 : 2015-08-24 08:59:46 수정 : 2015-08-24 08: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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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업체 대표가 고객 1만여명을 대상으로 1000만원에 육박하는 운동기기 렌털비용을 대신 내주겠다고 한 뒤 렌털비를 내지 않고 잠적, 피해액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렌털·판매하는 중견 가전업체인 한일월드 고객 200여명은 이영재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일월드는 작년 5월부터 신상품 체험단 모집 명목으로 950만원 상당의 음파진동 운동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홍보에 나섰다.

4년간 운동기를 렌트해 쓰면서 운동장면이 담긴 사진을 제공하거나 설문에 응하면 렌트비를 대납해줄 뿐만 아니라 4년 후에는 운동기 소유권도 넘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일월드는 '금융리스 렌털'이라는 생소한 방식을 제시했다.

이는 월 19만8000원씩 발생하는 할부금을 회사 측이 현금으로 이벤트 참가자 통장에 입금하면 캐피털 업체가 이를 출금해가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1만400여명이 참가, 전체 계약 금액이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년간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난달 한일월드 측이 입금을 중단하면서 일이 불거졌다.

한일월드가 할부금을 대납하지 않았지만 캐피털사는 피해자들의 통장에서 계속 돈을 빼가고 있다.

피해자들이 계약을 해지하려 해도 한일월드와 연락도 되지 않는 상태다.

이들은 4년 계약을 한 터라 앞으로 수백만원에 달하는 음파진동 운동기 잔액을 캐피털사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야 할 판이다.

일반 고객뿐 아니라 회사의 말을 믿고 주변 친지까지 무료 체험 이벤트를 권유한 한일월드 직원들은 원성과 함께 사라진 사장때문에 임금을 3개월째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직원들에게 '렌털 채권을 캐피털 회사에 1명당 682만원에 넘겼고 받은 돈은 회사 운영비용으로 모두 썼다'라는 말만 남긴 뒤 잠적했다.

1992년 설립된 한일월드는 정수기 렌털사업으로 성장해 공기청정기, 비데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영역을 넓힌 중견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은 1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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