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9일은 ‘귀의 날’이다. 숫자 ‘9’의 모양이 귀와 비슷해 선택된 날이다. 대한이과학회는 매년 귀 건강과 관련된 교육, 검진 및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했다. 귀의 날을 앞두고 대한이과학회 회장인 오승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자문으로 귀와 관련된 질환 중 최근 급증하고 있는 ‘난청’에 대해 알아본다.
난청과 보청기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레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난청은 더 이상 노인들만의 질병은 아니다.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난청 환자는 2008년 22만2000명에서 2013년 28만2000명으로 5년 새 26.7% 증가했다. 60세 이상은 전체 환자의 45%였다. 젊은 층의 난청 환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30세 이하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휴대용 음향기기의 발달로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크게 듣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부터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감각신경성 난청 중 돌발성 난청은 수시간 또는 2∼3일 이내에 갑자기 발생한다. 바이러스 감염, 혈관장애, 와우관 파열 등이 원인일 수 있으나 대부분 정확한 원인을 알기 힘들다.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3분의 1은 정상 청력으로 회복되나 3분의 1은 부분적 청력 회복, 3분의 1은 청력을 소실할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발작성 어지럼증, 감각신경성 난청, 이명, 이충만감의 4대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발생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
◆검사와 예방이 최선
학교와 직장의 건강검진에는 난청 검사가 포함돼 있다. 헤드폰을 착용하고 소리가 나는 쪽의 손을 드는 방식인데 이는 한 가지 주파수만 가지고 측정하기에 난청 여부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저주파수에서 고주파수까지 영역별 주파수가 잘 들리는지 검사하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알맞은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선천적 난청이 있는지는 생후 3개월 이내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아이가 ‘까꿍’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고 눈을 맞추지 않는다면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유전적 문제가 있다면 신생아기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기에 초등학교 입학 전에도 난청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음향기기를 사용하면서 10대부터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청력에 이상을 느낄 경우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영구적인 청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노화로 인한 청력 손실은 55세 이상부터 흔히 나타난다.
난청이 생겼을 경우 원인에 따라 보청기를 사용하거나 수술을 할 수 있으나 한번 손상된 청력을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귀가 건강할 때부터 난청을 예방하는 습관을 잘 지켜야 오래오래 건강한 청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음향기기의 음향을 50% 이하로 맞춰 듣고 음향기기 사용은 한 시간 이하로 줄일 것을 권고한다. 또 80㏈ 정도의 소음에 8시간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큰 소음에 노출될 때는 소음 차단용 귀마개를 착용해야 청력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대한이과학회는 9일 ‘귀의 날’을 맞아 오전 9시20분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1층 대강당에서 대국민 건강강좌를 연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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