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경찰 사격훈련 도중 실탄이 줄줄 새어나가고 있다”며 현직 경찰관이 제보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경찰이 탄피를 미리 빼돌린 뒤 사격장에서 훈련을 받다가 실탄과 탄피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이 등장했다. 이 의원은 실제 경찰이 빼돌린 38구경 권총, K-2 소총의 실탄 수십발을 내보이며 “경찰의 무기·탄약 관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철저히 점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강신명 경찰청장은 “탄피는 곧 실탄이라는 인식을 갖고 사격훈련을 받는 경찰 개인마다 일일이 확인받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것이 빼돌린 총기탄피”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빼돌린 총기 탄피들을 들어보이며 경찰의 부실한 실탄관리 실태를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은 “구파발 총기사고는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니라 명백히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업무상 과실치사로 사건을 축소해서 대충 넘어가려고 하면 안 된다”고 경찰의 ‘제식구 감싸기’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이 과정에서 강 청장에게 모형 권총으로 격발 시연을 요구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유 의원이 “모형 리볼버 권총을 가져다 드렸으니 주머니에 넣으셨다가 조준하고 격발부터 순서대로 진행해보라”고 요구했다. 실제 사격할 때가 아니면 방아쇠에 손가락을 넣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당시 피의자가 손가락을 넣어 격발한 것은 실탄이 발사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의도였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유 의원의 총기 시연 요구에 강하게 항의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은 “총기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을 만들고 현상을 분석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청장에게 총기 사용을 시연하라는 것은 13만 경찰관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서청원 의원은 “청장이 창피스럽게 그런 걸 하고 있느냐. 1990년에도 이런 것은 하지 않았다”며 국감장에서 퇴장해버렸다. 논란이 커지자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도 “경찰청장이 모든 국민이 보는데 권총을 꺼내들고 시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유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유 의원이 “경찰 총수를 망신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충정의 표현이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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