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이 있다.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기 때문에 점주 외에도 전문적인 셰프와 매니저를 고용해야 한다. 이런 경우 자본이 많거나 전문 회사가 운영한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의외로 개인 음식점인 경우가 많다.
이 사장님은 창업 당시 주위 지인들에게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레스토랑 특성 상 인력이 필요한데 믿을만한 직원 채용이 어렵고, 더욱이 창업 초기에 사장님은 음식의 맛을 위해 주방에 전념해야하기 때문에 홀 운영을 처음 보는 매니저에게 완전히 일임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장님의 의외로 아주 단순히 해결했다. 홀매니저를 전문가로 인정하고 믿고 맡겼다. 채용하기 전까지는 많은 지원자들을 비교하고 검토했지만 채용 이후는 전적으로 신뢰했다. 말은 참 쉬운데,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창업을 서두르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매니저를 채용한 것이다.
개업 전 한 두달의 월급을 지급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고 미리 채용해 인테리어와 매뉴얼 작업부터 함께 한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매니저를 신뢰하게 됐고 주방직원들 역시 동일하게 사전 채용, 개업 전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다.
이 레스토랑의 가장 큰 강점은 그때의 직원들이 현재도 다수 근무중이며 사정상 퇴사를 한 직원들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는 것이다. 동네 레스토랑이다 보니 거쳐 간 직원 상당수가 지역 주민으로 내부고객이 단골고객이 된 것이다. 당연히 지역 내 평판도 좋다.
기회가 돼 직원들의 정기회식에 참석해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했다. 직무 만족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묻자 그들은 동네 식당에서 잠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회사'를 다닌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하나 같이 레스토랑의 복지를 자랑했다. 다른 음식점에서 근무할 때는 받지 못한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몇 년 동안 장기근속을 하는 이유는 작은 복지였다. 작은 레스토랑이지만 근무기간과 경력에 따라 직급을 나누고, 그에 따른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승급 행사, 신 메뉴 개발 대회를 통해 휴식과 재미를 제공했다. 생일과 입퇴사 축하와 기본적인 가족 경조사는 기준을 만들어서 챙겼다. 이것이 가능한 기본은 사장님의 직원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복지는 휴가와 보너스를 많이 주거나 급여를 매년 올려주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근무했던 외식매장과 직접 운영에 참여했던 식당에서는 직원들을 상대로 매년 근무만족도 조사를 했었다. 근로자들이 원하는 것 1순위는 의외로 높은 급여가 아니었다. 회사(직장)가 주는 관심과 사장님(상사)과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더 중요한 순위였다.
동네 음식점, 생계형 음식점도 정말 작은 규모를 제외하고는 직원을 고용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 직원이 장기 근무할수록 좋다. 근무만족도를 높이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것은 작은 관심부터 시작한다. 인간적인 것이 가장 강한 것이다.
< 트리비아뉴욕(주) 대표 >
<남성뉴스>남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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