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청명한 가을 창공을 가르는 패러글라이딩이다. 체험장은 평창 바위공원 인근 조나단 패러글라이딩스쿨. 패러글라이딩은 낙하산(parachute)과 행글라이딩(hang gliding)의 합성으로, 몇 년 전부터 마니아 층이 느는 레포츠다. 평창의 가을을 즐기는 최고의 즐거움이라는 생각에서 난생 처음으로 패러글라이딩을 해봤다. 안전수칙 등 기본적인 교육을 받은 뒤 활공장이 있는 장암산으로 향했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은 이곳 외에도 문경, 하동, 단양이 유명하다고 한다. 평창은 풍광이 빼어나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다.
헬멧과 비행복을 착용하고 하네스 등 장비를 갖춘 뒤 출발선에 섰다. 고도 400m를 10여분 비행하는 체험이다. 초보자인 만큼 단독비행이 아니라 전문조종사인 교관과 같이 타는 2인 비행이다. 그래도 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혹시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밀려왔다. 멀리 도착지점인 착륙장 인근 패러글라이딩스쿨 건물이 성냥갑만 하게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감은 더해졌다. 교관이 자신이 10여 년을 탄 베테랑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기자를 달랬다.
출발 전 마지막 당부가 이어졌다. “달리다가 멈추면 안 됩니다. 발이 땅에서 떨어지더라도 계속 뛰어야 합니다.” 떨림이 극에 달하는 순간 “하나, 둘, 셋!” 출발 명령이 떨어졌다. 눈을 질끈 감고 바람에 맞서며 낭떠러지를 향해 달렸다. 10m가량을 힘차게 도움닫기를 하자 어느새 몸이 공중으로 부상했다. 잠시 후 이상하게 그간의 공포감은 저만큼 사라지고 맑은 가을 창공 사이로 시원스레 평창 일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람을 맞으니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교관이 재미를 위해 좌우로 도는 스파이럴 기술을 구사했다. 짜릿한 전율과 함께 온몸을 감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새 착륙할 시점이다. 교관이 착륙 방향을 잡자 서서히 땅과 가까워졌다. 지면에 발이 닿는 순간 또 한번 내달렸다. 다리가 휘청하긴 했지만 안전하게 착륙했다. 가을 하늘을 날아봤다는 통쾌함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패러글라이딩스쿨은 사계절 운영하지만 단풍과 황금빛 들판이 아름다운 가을이 최고의 비행타임이라는 게 이곳 관계자 설명이다. 비행 모습을 담을 수 있는 동영상과 사진도 신청할 수 있다. 비행 후에는 증명서를 준다.
가을 정취를 제대로 느끼려면 강원도 평창을 방문하면 좋을 듯하다. 장암산 활공장에서 청명한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하거나, 평창강 둔치에 만개한 백일홍 꽃밭을 걷다 보면 가을풍경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다. |
평창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백일홍 꽃밭이다. 평창강 둔치를 가면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붉은빛이 장관이다. 평창강 주변 3만여㎡에는 1000만 송이의 백일홍이 만개해 있다. 연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가을 풍경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평창에서 가을동화를 만나다’라는 주제에 걸맞은 곳이다. 방문객이 하늘하늘한 백일홍이 가득한 꽃길을 걷다 보면 가을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뜻에서다.
횡성에서는 한우축제가 한창이다. 횡성의 한우를 테마로 하는 ‘2015 횡성 한우축제’가 횡성읍 섬강 둔치에서 열린다. 우수한 품종의 명품 한우를 저렴하고 풍성하게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우주재관, 한우놀이터 체험, 한우축제 100배 즐기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횡성 한우 맛을 즐기는 코너다. 야들야들하면서도 육즙이 많은 최고의 쇠고기 맛을 즐기는 ‘횡성한우고기 전문점’과 ‘횡성한우 셀프 코너’에는 방문객이 몰린다.
평창=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세계섹션>세계섹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