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1층 SK텔레콤 부스(왼쪽)와 KT 부스. 돼지코 무인반납을 하는 SK텔레콤과 달리 KT는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사진=박종진 기자 |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인천국제공항 내 부스를 운영, 출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차단·로밍·변환 어댑터 대여 등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 하지만 비행 일정 및 상담 소요시간과 관계없이 대기번호를 뽑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해외 출장 등으로 평소 이통사 부스를 사용할 일이 잦은 직장인 이모(남, 32) 씨는 "원래 계획돼 있던 일정이 아닌 갑작스레 잡힌 출장 등으로 공항 이통사 서비스를 이용할 때가 많은데, 데이터 무제한 신청 등 1~2분이면 끝날 일을 20~30분씩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이통사가 공항에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 고마운 일이지만 비행기 시간 등을 고려해 유연하게 운영을 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서모(여, 34) 씨는 "공항에서 변환 어댑터를 대여할 수 있다는 정보로 공항에서 로밍센터를 찾았으나 2~3분도 걸리지 않는 변환 어댑터 대여를 위해 그 10배가 넘는 20~30분 정도의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며 "고객 이름·전화번호 등의 인적사항 및 신분증 등만 확인하면 되는 이런 간단한 서비스는 별도로 운영됐음 한다"고 주장했다.
변환 어댑터는 일명 '돼지코'로 불리는 전압 변환기로 220V를 사용하는 우리나라 전자제품 등의 해외 사용을 위해 110V 등으로 바꿔주는 기기를 의미한다. 불만은 이 변환 어댑터를 반납할 때에도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모(남, 28) 씨는 "입국 수속을 마친 뒤 집에 돌아갈 공항버스를 여유 있게 발권하고 변환 어댑터를 반납하러 왔는데 앞에 20명 이상의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다"며 "버스시간 등을 어필할까 했으나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 그럴 수 없었고, 10여분 기다린 끝에 1분도 채 안 걸려 어댑터를 반납하고 무사히 버스를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에 기다리는 사람들도 어댑터 반납 등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며 "앞에서 다행히 일이 빨리 진행됐고 버스시간을 여유있게 끊어서 버스를 놓치진 않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었으면 분실금을 내는 것을 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실금은 어댑터 대여 이후 반납하지 않았을 때 고객에게 부여되는 소정의 수수료를 뜻한다.
SK텔레콤 변환 어댑터 무인 반납함. 사진=박종진 기자 |
SK텔레콤에서 변환 어댑터를 빌린 박모(여, 35) 씨는 "SK텔레콤은 무인반납을 하고 있어 반납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간단한 서류 작성을 하고 최초 돼지코와 함께 받았던 비닐봉투에 서류를 넣어 보관함에 넣으면 반납 완료, 그리고 잠시 뒤 반납됐음을 알리는 문자가 왔다"고 전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고객은 "SK텔레콤이 괜히 1위 사업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다른 고객들은 "SKT가 반납 시에는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제공하지만 제공되는 돼지코의 성능은 KT와 LG유플러스가 낫다"고 평가했다.
이통 3사가 제공하는 변환 어댑터 예시.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변환 어댑터. 사진=박종진 기자 |
이통업계는 이에 대해 이통사의 부스가 하루종일 고객들로 붐비는 게 아닌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애로사항도 십분 이해하지만 먼저 와 기다리고 있는 다른 고객들의 입장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번호표를 뽑아 기다리는 등의 정해진 절차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고객들이 기다리는 시간 등을 감안해 여유있게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이어 "인천공항 1층, 출국장이 있는 3층, 출국심사 게이트 통과 이후에 나오는 면세 쇼핑장에 이통사 부스가 각각 운영돼 붐빌 경우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부스를 선택할 수 있다"며 "어댑터 대여 등을 제외한 서비스는 인터넷·유선 고객센터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진 기자 tru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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