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4년차, 1군 무대 진입 3년차를 맞는 NC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비결로 외국인 선수들의 맹활약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까진 신생팀 특혜로 기존 구단들보다 한 명 더 많은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었던 NC는 올 시즌부터 그 특혜가 사라졌음에도 전혀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테임즈 |
NC는 외국인 투수 농사도 풍년이다. KBO리그 3년차를 맞는 에릭 해커는 지난 2년간 잘 던지고도 패전 투수가 되거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19승5패로 다승왕에 오르며 그간의 불운을 씻어냈다. 아울러 평균자책점도 3.13으로 2위를 차지해 양현종(KIA)과 더불어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불러도 손색없다.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잭 스튜어트도 만만치 않다. 스튜어트는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하며 19경기에 등판해 8승2패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했다. NC로선 외국인 선수 ‘원투펀치’만 봐도 배가 부를 정도다.
김현수 |
두산은 외국인 타자 덕도 못 봤다. 부상과 부진을 겪던 잭 루츠를 떠나보내고 6월 새로 맞이한 데이빈슨 로메로는 타율 0.253, 12홈런, 50타점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신뢰를 받지 못한 로메로는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선 타석에 들어서지도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두산은 스와잭이 플레이오프엔 엔트리에도 이름을 못 올릴 것으로 보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단 1경기에 불펜 등판해 2이닝만을 소화한 스와잭은 팔뚝 부상을 호소하고 있다. 두산으로선 니퍼트가 부상을 털고 준플레이오프부터 제 몫을 다해줬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니퍼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7이닝 동안 109구를 던지고 6탈삼진 2실점(2자책) 역투를 펼쳤다.
두산은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에도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넥센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유희관, 장원준 등 정상급 토종 선발투수진을 갖췄고, 테임즈 같은 특급 외국인 타자는 없지만 팀 타율은 0.290으로 NC(0.289)를 앞선다. 타선의 선봉장 역할은 역시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을 김현수가 해줘야 한다. 김현수는 올 시즌 타율 0.326 28홈런 121타점을 올렸다. 홈런과 타점은 커리어 하이였을 정도로 김현수는 올 시즌 두산 타선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