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내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할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 시안’ 공청회를 열고 정부가 마련한 범부처 대책을 공개한다. 정부가 마련한 이번 시안은 2014년 기준 1.2명 수준인 합계출산율을 2020년까지 1.5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춰 짜였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15년째 합계출산율 1.3 미만인 초저출산 국가다. 지난해 기준 1.21명으로 전 세계 190여개국 중 홍콩(1.2명)과 마카오(1.19)를 제외하고 가장 낮다.
3차 시안은 먼저 결혼의 가장 큰 장애물인 주거비 부담 해소에 방점을 뒀다. 매년 30만명이 결혼을 하지만 신혼부부 공급주택은 전세임대를 포함해도 2만5000호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무주택·저소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전세임대주택은 신청자격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50% 이하에서 70% 이하로 확대한다. 또 임대주택 입주 우선순위를 예비부부까지로 확대하고 어린 신혼부부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국립대 기숙사 건립 시 ‘기혼 대학생의 숙소 5% 이상 확보’ 의무화도 추진된다.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수도권의 경우 1억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비수도권은 8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늘린다.
주거비 다음으로 예비 부부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임신·출산·육아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책도 종전보다 강화해 추진키로 했다. 초음파검사와 분만 등 임신·출산과 관련한 의료비 본인부담은 매년 줄여나가고 중소기업의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현행 1개월인 아빠 유아휴직 인센티브도 3개월로 늘릴 계획이다. 부부가 차례대로 육아휴직을 낼 경우 두 번째 휴직자의 휴직 급여 지급기간을 늘리고, 2017년에는 육아휴직 신청 시 사업주가 처리하지 않아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으로 휴가가 개시되는 규정도 신설된다.
하지만 이번 기본계획 역시 혁신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06년 이후 저출산 문제를 풀려고 6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신통치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청년 주거복지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정남진 사무국장은 “일부 신혼부부만을 위한 해법으로는 청년들의 결혼이나 출산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공공주택을 공급해 청년들의 불안한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65세 이상 노인 기준 상향 공식 논의
초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마련된다.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현행 65세인 고령자(노인) 기준을 70세로 상향 조정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초연금과 노인장기요양사업, 지하철·전철 등 대중교통과 박물관·공원 등 공공시설에 대한 무료 이용 등 노인에 대한 사회적 비용 지출을 늦추기 위해서다. 올해 노인인구 비율은 13.1%로, 2020년 15.7%, 2030년 24.3%, 2050년 37.4%까지 급증하는 데 비해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핵심생산인구(25∼49세)는 2000년 1981만명에서 2020년 1865만, 2030년 1624만명, 2060년에는 1069만명으로 급감할 전망이어서 정부로선 한시가 시급하다. 다만 노인 복지 혜택이 빈약한 상황에서 노인 기준만 늦추면 은퇴 이후 발생하는 공백기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커 정년 연장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맞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내년부터 고령자 대상 전세임대제도가 신설되고 공공실버주택제도 등 노인주거 지원을 위한 정책도 마련된다. 교통사고 10건 중 1건이 노인 운전자 사고인 점을 감안해 ‘교통안전 교육 3시간 의무화’와 적성검사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조병욱·이재호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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