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의 공공기물 파손을 후회하는 편지와 배상금이 담긴 우편물에 미국 유타주 의회 관계자들이 깜짝 놀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날 유타주 의회에 우편물 한 통이 도착했다.
발신지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찍힌 봉투에는 “과거 공공기물 파손을 후회한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500달러(약 57만원)가 들어있었다.
편지를 보낸 이는 “지난 1990년 본네빌 공원의 화장실 칸막이를 부쉈다”며 “그때의 나는 매우 어렸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친구 몇 명은 화장실에서 난동을 부렸다”며 “철없던 행동을 정말 많이 후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신인은 “어떻게 해서든 경제적으로 물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돈을 함께 보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부디 제가 보낸 우편물을 받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발신인은 “만약 이 돈을 낙후한 화장실 보수에 쓰지 않으신다면,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시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그는 “청소년들의 스포츠 활동에 도움이 된다면 무척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의회 관계자들은 뜻밖의 사과 편지에 놀라면서도 고마워했다.
한 관계자는 “보내주신 돈을 지역사회 발전에 쓰도록 하겠다”고 헛되이 낭비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유타주는 해당 편지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게재했다.
네티즌들은 “과거의 실수를 사과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잊지 않은 것도 대단한 일”이라며 “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한 네티즌은 “진심이 담긴 사과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그래도 안 한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발신인을 칭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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