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는 26일(현지시간) 칠레 코킴보의 훈련장인 파르케 우르바노 티에라스 블랑카스 운동장에서 연습에 앞서 이틀 앞으로 다가온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임하는 포부를 담담하게 전했다.
한국 대표팀의 부동의 공격수인 이승우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비록 골 맛을 보지 못했지만, 최전방과 중원을 부지런히 누비며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16강 진출의 숨은 주역이다.
이승우는 먼저 16강 상대인 벨기에에 대해 "어느 팀을 만나든 자신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벨기에로 정해진 뒤 '괜찮다,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을 보면서 벨기에 진 게 아쉬웠는데, 일종의 리턴매치 같은 느낌이 든다"며 형님들을 대신해 설욕에 앞장서겠다는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하리라고 기대했느냐는 한국 취재진의 물음에 이승우는 "대회 직전 수원컵 대회에서 브라질에 지고 미국과의 평가전도 부진했던 터라 모든 사람이 우리의 예선 탈락을 점쳤을 텐데 한 경기, 두 경기 이기면서 우리도 놀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기장에서 함께 뛸 때 서로 희생하고 다 같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서 '원 팀'이라는 자부심을 느꼈다"며 FIFA 주관 대회에서 거푸 신기록을 세운 동료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1-0으로 꺾었다. FIFA 주관 대회에서 브라질을 누르기는 한국 축구 전 연령대를 통틀어 처음이다.
다음 상대 기니도 잡아 한국은 처음으로 두 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쾌거를 이뤘다. 또 조별리그 무실점 1위도 처음 세운 이정표다.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푹 쉬어 컨디션이 좋다고 밝힌 이승우는 "전력 분석을 해보니 특별한 것이 없었다"면서 "자신 있게 맞서 싸우면 벨기에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골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던 그는 "17세 이하 월드컵이라는 대회는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무대로, 이제 토너먼트에서는 한 번 잘못하면 끝이다"라며 실수하지 않도록 집중력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보다는 팀 전체가 봤을 때 좋은 경기,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던 이승우는 "대회를 준비할 때부터 지금까지 늘 행복했다"면서 "준비한 것 제대로 보여주면서 뛰고 싶고, 적어도 16강에서 돌아가진 않겠다"라며 필승을 외쳤다.
이승우는 이날 연습 때 승부차기 훈련에서도 골키퍼를 속이는 특유의 절묘한 페이크 동작으로 에이스답게 연방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 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한국시간 29일 오전 8시)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벨기에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