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들 간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커피의 맛뿐만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과 취향까지 세심하게 고려하는 이른바 '배려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커피점에서는 원두 선택은 물론이고 내리는 방법, 혼합용 음료의 지방비율부터 소화작용까지 고려한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고객이 원두의 맛과 풍미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업계 최초로 커피추출 이원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커피를 일반 원두 내림과 에스프레소를 단시간에 압축적으로 추출한 리스트레또 방식의 두 가지로 먹을 수 있게 한 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할리스는 지난달부터 전 커피 메뉴에 이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할리스의 리스트레또 음료는 지난 8월 신메뉴 3종이 출시 한 달 만에 10만잔 판매를 돌파한 후 현재까지 꾸준히 찾는 고객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폴바셋은 라떼에 대해 고객이 개인의 취향과 체질에 따라서 우유를 고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평소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불편해지는 고객들을 위해 매일유업이 소화불량 문제를 개선해 출시한 제품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쓰고 있다고 업체 측은 전했다. 폴바셋은 오는 31일까지 전 매장에서 이 우유를 선택하는 고객에게 같은 우유제품 180㎖를 별도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드롭탑은 이달 말 계산대에 가지 않고 테이블에 앉아 커피 메뉴 선택과 결제를 할 수 있는 '스마트 테이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다. 스마트 테이블에서 주문한 메뉴는 곧장 계산대의 컴퓨터로 전송되며 직원이 완성된 커피와 식사를 직접 테이블로 가져다 준다. 드롭탑은 우선 서울 명동점에서 이 서비스를 운영한 후 이르면 내년부터 다른 매장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엔제리너스커피는 각 상권에 맞는 인테리어를 도입한 이색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 앉아 책을 보거나 시험공부를 하는 고객이 많은 대학가 매장은 1인 고객용 테이블을 일반 매장에 비해 약 20% 늘리고, 개별 전원 콘센트와 높은 칸막이를 갖춘 '독서실 좌석'도 다수 배치했다. 기업이 많은 지역은 회의로 활용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늘리고 다인석의 수는 줄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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