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야구 한계 보이며 무릎 결국 해외 원정 도박이 발목을 잡았다. 프로야구 사상 첫 정규리그 5연패를 이룬 삼성이 정작 한국시리즈에선 무기력하게 무너진 배경은 해외 원정 도박에 연루된 주력 투수 3명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탓이 가장 크다.
사상 첫 통합 5연패 달성의 꿈에 취해 있던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11일 앞두고 대형 악재를 만났다. 지난달 15일 “삼성 투수 3명이 해외 원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여론이 점점 악화됐다. 결국 구단은 연루설에 휘말린 구원왕 임창용(33세이브)과 홀드왕 안지만(37홀드), 17승 투수 윤성환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삼성 그룹 전체 이미지를 고려한 고육지책이지만 결과적으로 전력에는 치명적이었다.
삼성은 경기를 할수록 커지는 이들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단기전에서 투수력의 비중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애초 류중일 감독은 피가로·윤성환·장원삼·클로이드로 4선발을 돌리고 왼손 차우찬과 오른손 정인욱을 ‘+1’로 활용한다”는 마운드 운영을 구상했다. 하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주축 투수 3명을 대신할 ‘잇몸’도 찾지 못했다.
더구나 한국시리즈에 나선 선발 투수들은 정규시즌 때보다 부진했다. 매 경기 끌려가면서도 분위기 반전을 꾀할 카드를 내밀지 못했다. 다급해진 류 감독은 선발투수 당겨쓰기를 시도했지만 이마저 통하지 않았다.
유해길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