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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500MD에서 아파치까지' 北 전차 잡는 공격헬기들

입력 : 2015-11-03 13:35:08 수정 : 2015-11-03 13: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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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64E 아파치 가디언(자료사진)


TV에서 우리 군의 합동군사훈련을 보여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무기가 있다. 길고 날렵한 잠자리 같은 모습에서부터 무당벌레를 연상하게 하는 외모를 지닌 육군의 공격헬기들이 바로 그것이다.

비록 외모는 멋지지 않지만 유사시 북한의 전차와 장갑차 등 기갑전력을 제압하고 국지도발 발생 시 강력한 화력으로 아군을 지원한다.

공격헬기는 1960년대 베트남전의 교훈에서 탄생했다. 베트남의 울창한 정글에서 미군은 헬기가 병력과 물자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옮기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미군은 UH-1, CH-47 등 수송헬기들을 베트남에 대거 투입한다.

미군 수송헬기가 베트남 상공을 자유로이 돌아다니자 베트콩과 월맹군은 소련제 대공화기와 부비트랩으로 맞섰다. 이로 인해 수송헬기의 피해가 급증하자 미군은 UH-1에 로켓과 기관총을 장착해 맞섰다. 하지만 적에게 강력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전용 공격헬기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공격헬기의 시초인 AH-1이 등장한다.

◆ 다목적 소형헬기 ‘500MD’

베트남전에서 미군의 헬기 운용을 지켜본 우리 군도 헬기 전력을 육성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특히 북한의 전차군단을 상대할 대전차미사일 탑재 공격헬기의 도입이 절실한 상황에서 군 당국이 주목한 기체가 바로 500MD였다.

500MD는 미군에서 ‘OH-6’라는 이름으로 도입돼 정찰헬기로 쓰였고, 특수전용(AH-6)으로도 활용될만큼 기동력이 우수하다.

우리 군은 500MD 기본형과 토우(TOW)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한 대전차형을 운영한다. 대한항공에서 1976년부터 면허생산해 250여대가 도입된 500MD는 기체 양쪽에 M-134 미니건 같은 기관총이나 70mm 로켓발사기를 장착할 수 있다. 미니건은 구경이 7.62mm로 작지만 분당 발사속도가 4000발에 달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대전차형은 토우 대전차미사일 4발을 사용하며, 미사일 유도에 필요한 장비가 탑재된다.

북한도 500MD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1980년대 미국에서 제작된 민수용 500MD 60여대를 서독 기업을 통해 수입했다. 지난 2013년 7월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0주년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의 500MD는 한국군이 사용하는 500MD와 외형이 매우 비슷해 유사시 특수부대를 태우고 한국군으로 위장해 후방에 침투할 위험이 높다.

500MD는 한국이 최초로 국내 생산한 헬기로 항공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500MD 생산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대 F-5E/F 제공호, 1990년대 UH-60 수송헬기를 면허생산해 항공기술 축적에 작지 않은 공헌을 했다. 베트남전 이후 폭증한 군용헬기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생산된 지 3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가 심해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크다. 지난 2013년 10월 육군본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500MD가 비상착륙한 사례는 31건이다. 3년간 추락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조종사 3명이 순직하고 2명이 부상했다.

이에 따라 육군은 500MD 헬기를 소형 공격헬기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형 공격헬기 사업은 2022년까지 1조6500억원(개발비)을 투자해 민수 헬기 개발과 연계해 국산 공격헬기를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 ‘공격헬기’ 시대 연 AH-1 코브라

500MD는 1970년대 군의 헬기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켰지만 북한 전차를 공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전용 공격헬기로 개발되지 않은 헬기에 토우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하면서 비행거리와 안정성 등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이 선택한 것이 바로 ‘AH-1 코브라’ 헬기다.



1967년 베트남에 처음 등장한 코브라는 사수와 조종수가 앞뒤에 나란히 앉는 탠덤(Tandom)식 조종석, 회전식 기관포, 피탄을 최소화하는 날렵한 동체, 주요 부위를 방어하는 장갑 등 현대 공격헬기의 특징을 처음으로 구현했다.

처음에는 기관포와 로켓만 사용했지만 1974년 등장한 AH-1Q는 토우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해 전차 공격 능력을 갖추었다. 이후 엔진을 교체하고 빛이 반사돼 적에게 발견되는 것을 막고자 조종석 유리를 평면으로 바꾼 S형, 야간작전 능력을 높인 F형, 미 해병대용인 W·Z형 등 다양한 버전이 개발됐다.

우리 군은 1970년대 중반 미 해병대용 AH-1J 6대를 처음 도입했다. 이후 1988년 AH-1S 70여대를 추가 구매한다. AH-1J는 오래전에 퇴역했지만 AH-1S는 야간 작전 능력을 향상시킨 F형으로 개량돼 사용 중이다.

AH-1S는 1980년대 후반 이래 북한 기갑전력과 특수부대 위협을 저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도입된 지 30년이 넘으면서 노후화가 심해졌고 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 최강 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

1991년 1차 걸프전에서 활약한 AH-64 아파치 공격헬기에 주목한 육군은 이후 차기 다형공격헬기(AH-X) 사업을 추진한다. 토우 대전차미사일보다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로 무장한 아파치 공격헬기는 북한의 전차와 장갑차는 물론, 당시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던 공기부양정 공격에도 적합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IMF 구제금융으로 인해 AH-X 사업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만다.

이후 2013년 4월 방위사업청은 1조8400억원을 투입해 미 보잉사의 AH-64 ‘아파치 가디언’ 36대를 2018년까지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최대이륙중량 10.1t, 최고순항속도 261km의 AH-64E 아파치 가디언은 미군이 운용하는 AH-64D 아파치 롱보우 블록III의 새로운 이름이다. 8km 거리에서 적의 전차 벙커를 무력화시키는 헬파이어 미사일 16기, 70mm 히드라 로켓, 30mm기관포를 장착한다.

AH-64D 아파치 롱보우 공격헬기.


탐지거리가 8km에 이르는 롱보우 사격통제 레이더는 256개 표적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롱보우 레이더가 포착한 정보는 다른 기체에도 전달돼 신속한 정보공유와 전장 대응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이 도입할 아파치 가디언에는 롱보우 레이더가 일부에만 장착되어 있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3일 오전 0시30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메사의 보잉 공장에서 아파치 가디언의 출고식을 가졌다.

육군은 내년 중반부터 2017년 전반기에 걸쳐 아파치 가디언 36대를 도입해 전력화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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