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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년전 연행길 되짚어 걸으며… 연암의 생각과 만나다

입력 : 2015-11-07 03:00:00 수정 : 2015-11-0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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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지음/매경출판/2만원
막북에서 다시 쓴 열하일기 전 2권/김재원 지음/매경출판/2만원


김재원 의원은 2008년 7월 중국 베이징대에서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조선 지식인 사회를 뒤흔든 여행기이자 최고의 문장으로 꼽히는 ‘열하일기’에 매료된 그는 연암이 걸었던 여정을 직접 되짚어걸으면서 오늘의 한국을 생각했다.

그렇게 2014년 가을까지 연암이 지나간 곳을 수십 차례 답사하면서 촬영한 1만여장의 사진 중 가장 좋은 것만 뽑아 블로그에 연재했다. 이어 사진과 함께 글을 다듬어 ‘막북에서 다시 쓴 열하일기’ 전 2권으로 펴냈다.

230년 전 박지원이 걸었던 연행길은 지금 어떻게 바뀌었을까. ‘열하일기’에서 고발한 조선의 문제점은 지금도 그대로인가. 열하일기에 담긴 박지원의 문제의식은 230년 후의 김재원에게도 가슴 깊숙이 자리 잡았다.

김재원은 1780년 6월 23일 압록강을 건넌 연암처럼 음력 6월 하순 압록강을 출발했다. 8월 9일 박지원이 열하에 도착한 일정에 맞추어 그도 음력 8월 10일 하북성 승덕시(열하)에 도착했다. 열하일기에 등장한 장소의 현 지명과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내려고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활용했다.

그는 오늘날 동북아 판도를 형성한 청나라 건륭제 시대를 되새기며, 시대를 보지 못하고 대의만 주장하던 조선왕조의 후진성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중국 전역을 누비는 수레를 설명하며 조선에는 수레가 다닐 도로 하나 제대로 건설하지 못하는 벼슬아치들의 무능을 비판하는 박지원의 글에서, 오늘날 무능한 정치인들을 오버랩한다.

저자는 신문물을 구경하고 답습하려 안달했던 박지원처럼 새로운 물건과 정취를 찾아 헤매는 자신의 모습을 기록했다. 공사 중인 유적지를 어렵사리 카메라에 담고,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자금성 속에 서린 조선 여인의 한을 회고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을 치기도 했다.

작가 김주영은 추천사에서 “이 책은 열하일기가 놓치거나 생략한 부분까지도 꼼꼼하게 찾아내어 복원하거나 새롭게 서술하고 있다”면서 “책 속에서 연암이 갔던 길을 따라가며, 시대를 앞서간 지식인의 고뇌를 함께하고, 역사 속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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