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8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3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막판에 터진 국가대표 이재성의 결승골을 앞세워 제주를 1-0으로 꺾고 22승6무8패(승점 72)를 기록,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통산 네번째 우승을 안았다.
“이렇게 기쁠 수가” 8일 제주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대회 2연패를 차지한 전북 현대 선수와 코치진이 환호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
전북 현대가 2연패를 이룬 것은 예상된 결과였다.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는 구단이 전북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전북은 나머지 11개 구단의 감독으로부터 우승후보가 아니라 ‘극강’으로 꼽혀 ‘공공의 적’으로 지목됐다. 전북은 시즌 개막 초반부터 단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는 위력을 발휘했다.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수년 동안 많은 투자를 거듭해 와 두꺼운 선수층을 꾸리고 있는 게 전북의 최대 강점이다. 전북은 선발로 출전하는 선수들과 벤치에서 대기하는 선수들의 기량 차가 거의 없다. 이 덕분에 부상자 발생 등 변수가 발생해도 선수단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국가대표인 골키퍼 권순태를 비롯해 중앙 수비에서는 윌킨슨과 김형일, 최철순, 김기희, 조성환, 공격진에서는 프로 18년차인 베테랑 이동국, 국가대표 이재성, 이승기, 한교원, 레오나르도 등이 경쟁을 펼쳤다. 지난 7월 득점랭킹 1위(11골)를 달리던 에두와 한국형 용병으로 꼽히는 에닝요(이상 브라질) 등이 동시에 팀을 떠났지만 전북이 고공비행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두꺼운 선수층 때문에 가능했다.
행여 팀 컬러인 ‘닥공(닥치고 공격)이 무뎌질 것을 우려해 카타르리그 엘 자이시SC에서 뛰고 있는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 ‘올해의 선수’ 이근호를 임대로 데려온 것도 이때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느라 1년 반가량 잠시 비웠지만 2005년 7월부터 11년째 사령탑을 맡고 있는 최강희(56) 감독은 선수층이 두꺼워 다양한 옵션을 가동할 수 있지만 주전급 선수를 고루 기용치 못하는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의 불만 등 경기 외적인 면에서부터 팀이 무너진다면 손을 쓸 수 없기에 최 감독은 이를 철저히 경계했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과 면담을 통해 희생 정신을 강조했다. 그만큼 선수들의 최 감독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병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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