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 선발전 거쳐 가슴앓이 끝
압도적 리드… 고진영 제쳐
국가대표 출신으로 탄탄한 기본기에 실력은 갖췄지만 상금랭킹 64위(6301만원)에 그쳐 2015년 시즌 투어 출전권을 잃고 말아 지난해 가을은 유독 씁쓸했다. 투어 선수들이 ‘지옥보다 더 가기 싫다’는 시드 선발전을 거쳐야 했다. 여기에서 4위를 차지하며 올 시즌 투어 출전을 다시 보장받았다. 다시 KLPGA투어에 복귀한 오지현은 또 시드전에 갈 거면 골프를 아예 그만둘 각오로 투어를 뛰었다. 지난해에 비해 샷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오로지 ‘독기’ 하나가 더해진 셈이다.
부산 출신인 오지현은 8일 부산 기장군의 해운대비치 골프앤리조트(파72·6591야드)에서 열린 ADT캡스 투어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뽑아내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생애 첫 우승을 포옹했다. 아버지가 캐디백을 메는 오지현에게는 1억원의 상금보다 투어 정상급 선수만 출전한 이 대회 우승으로 받은 2년간 시드가 더 달다.
난생 처음 챔피언조에 들어간 오지현은 놀랄 만큼 침착했다. 3번홀(파3) 2 버디로 공동선두로 나선 오지현은 7번홀(파3)에서 10 버디로 고진영을 1타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선 뒤 이어 8번∼10번홀 4연속 버디를 쓸어담아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부산 출신의 베테랑 김보경(29·요진건설) 등 공동 2위와는 6타차의 완벽한 우승이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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