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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없이 타격 즐기는 야구… 수비수 많아 협동심 중요

입력 : 2015-11-09 20:05:32 수정 : 2015-11-09 20: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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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열기 타고 남녀노소 인기… 2008년부터 초·중 정규과목으로
공 얹고 선수 전원 한번씩 타격
인천 영선초 6학년 이호석은 주말이면 부모님을 따라 야구장을 찾는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팬이다. 특히 호쾌한 타격감을 뽐내는 김주찬을 좋아한다. 지난 5월부터는 직접 방망이를 잡았다. 엘리트 선수들이 하는 ‘리틀야구’가 아닌 생활체육으로 보편화된 티볼을 시작했다. 1루수와 3루수를 번갈아 맡는 그는 지난 1일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한 전국학교스포츠클럽 티볼 대회 결승에서 서울 문래초를 13-7로 꺾고 팀이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타격한 뒤 베이스를 돌고 있으면 마치 야구 선수가 된 듯한 느낌”이라며 티볼의 매력을 설명했다.

포스트시즌까지 762만2494명으로 역대 최다 입장 관객 기록을 세운 2015 프로야구의 기운은 교육 현장에까지 미쳤다. 점심시간이나 방과후 운동장에서 공을 차던 학생들이 이제는 남녀를 막론하고 한 손엔 글러브를, 다른 한 손에는 배트를 쥐고 있다. 단순히 관람을 넘어 생활체육으로서 야구를 즐기는 것이다.

울산 신천초등학교와 제주 신광초등학교가 지난 1일 경기 가평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2015 학교스포츠클럽 티볼대회에서 열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 제공
한국시리즈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 1일 그에 버금가는 야구 열기가 경기 가평종합운동장을 뒤덮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야구를 좋아하는 각 지역 대표 선수들이 모여 티볼 열전을 치렀다. 티볼은 야구의 흥미를 그대로 살리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스포츠다. 투수 없이 배팅 티에 공을 얹어놓고 치고 달리는 종목이다. 1988년 국제야구연맹과 국제소프트볼연맹이 중심이 돼 만들어졌고 한국에는 1998년 들어왔다. 2008년부터 초등학교 5학년 및 중학교 2학년 과정에 정규 체육교과목으로 편성됐다.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티볼은 초등부부터 고등부까지 모두 인기 종목이다. 야구와 크게 다른 점은 투수가 없다는 것. 대신 배팅 티에 올려진 공을 타자가 치면 9명의 수비수가 주자를 잡아야 한다. 투수는 없지만 포수는 있다. 본루수로도 불리는 포수는 상대 타자가 타격할 때 볼을 티 위에 올려주고 홈 구역 수비를 전담한다.

3아웃이면 이닝이 끝나는 야구와 달리 티볼은 선수 전원이 한 번씩 타격하면 한 이닝이 끝난다. 공수 교대에서 아웃 카운트는 아무 상관이 없다. 실력이 부족해도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보장된 셈이다.

학생들은 티볼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뿐 아니라 협동심도 기른다. 티볼은 일반 야구보다 수비수 숫자가 많아 협력이 제대로 안 되면 수비에서 혼선을 빚을 수 있다. 공명승 영선초 교사는 “학생들에게 기술적인 면보다도 협동심을 우선 강조한다”면서 “엘리트 스포츠를 하는 학생들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가 잦은 편이다. 그래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 대신 다음 동작을 빨리 하자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올해 티볼 대회에서 여중부는 부산 석포여중, 남중부는 부산 대천중, 여고부는 서울 성신여고가 우승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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