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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소담, 충무로를 부탁해

입력 : 2015-11-14 14:13:00 수정 : 2015-11-15 11: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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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사제들'을 본 관객 대부분의 반응.

"영신 역 맡은 배우가 누구야? 연기 진짜 잘한다."

신예 박소담(24)을 향한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한국영화 최초로 엑소시즘(구마)을 다룬 영화인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에서 그는 부마자(귀신이나 악령이 들린 사람) 영신 역을 맡아 관객들이 영화를 현실처럼 받아들이게 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연기경력 2년에 불과한 신인배우가 소화해 내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역할이었다. 그럼에도 박소담은 차근차근 준비해 가며 영신(극중 배역)의 캐릭터를 완성시켜 나갔다.

김신부 역의 김윤석, 최부제 역의 강동원 등 까마득한 '대선배'들과의 작업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그녀에겐 얼마 만큼의 끼와 재능이 잠재돼 있는 걸까 궁금했다.



"요즘 폭발적인 반응 실감하세요?"

인터뷰에서 넌지시 질문을 던졌더니, "무대인사를 갔더니 영화 상영 전보다 후에 관객 반응이 굉장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만큼 영화에서 큰 존재감을 발산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관객들은 박소담이라는 이름은 모를 지언정, 이제 '검은 사제들'의 영신은 기억하게 됐다.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에 홍일점으로 발탁된 후 부담감이 상당했다고 고백했다. 한국판 '엑소시스트'로 불리는 작품이라 부마자로서 관객들에게 현실성을 부여하는 게 중요했다. 처음부터 무거운 책임감을 오롯이 떠안고 촬영을 시작해야 했다. 

"레퍼런스가 된 작품이나 배우는 따로 없었어요. 평소 공포영화를 못 보는 편이라 '엑소시스트'도 안 봤는 걸요. 현장에서는 '최대한 놀아보자' '에너지를 다 써 보자'란 생각으로 임했어요. 한 달 넘게 골방 같은 세트에서 김윤석·강동원 선배님과 엄청난 에너지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기가 눌리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됐죠. 다행히 두 선배님이 제가 질문할 때마다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박소담의 활약이 돋보인 영화는 사실 '검은 사제들'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올해 개봉해 흥행한 '베테랑'과 '사도'에도 얼굴을 비췄다. 그러나 세 작품에서 맡은 역할이 워낙 다르다 보니, 이제야 "그 배우가 박소담이었어?"라고 놀라는 관객들이 많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저도 흠칫 놀랐던 장면들이 있었어요. 마지막에 최부제(강동원)에게 '수컷'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내게 저런 눈빛이 있었나' 신기했죠. 영화를 통해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한 거죠. 이런 게 배우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느껴졌다. 정말 신인배우가 맞는지 의심 될 정도로 차분하고 당찼다. '20대 여배우 기근'이라 불리는 시기에 충무로가 제대로 된 신예를 만난 것 같았다. 평소 성격을 물으니 "경상도 남자 같아요"라며 쾌활하게 웃어보이는 그녀다. 경상도 남자들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겉으론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정이 많다는 뜻이었다. 

학창시절 반장, 부반장을 놓치지 않았다는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재원이기도 하다. 배우 김고은과 같은 학교, 학과 동기인 데다 쌍꺼풀 없는 외모까지 비슷해 '제2의 김고은'이란 수식어도 생겼다.

"제가 아직 세상에 나올 용기가 없었던 시기에 그 친구(김고은)는 큰 세계에 속해 있었잖아요. 그런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요즘 20대 여배우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함께 거론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죠."

앞으로 충무로의 러브콜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그녀에게 어떤 각오로 배우 생활을 하고 싶은지 마지막으로 물었다.

"배우는 대중 앞에 보여지는 직업인데, 모든 분들이 다 좋게 봐줄 수는 없는 거잖아요. 대중의 질책이나 조언도 잘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송강호 선배님이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배우는 항상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일이 계속 있는 게 아닐 텐데,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면 그것 만큼 바보가 없다'고요. 그 말씀 가슴 깊이 새기고, 언제나 준비가 돼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혹여 배역이나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마음도 가지고 싶어요."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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