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김태룡 단장과 김승호 운영팀장이다.
두 두산 프런트는 대표팀에 소속 선수들이 8명이나 돼 격려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속내는 따로 있어 보인다. 두산의 14년 만의 우승을 이끌고 '자유의 몸'이 된 김현수를 붙잡기 위한 방문이라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김현수는 4경기에서 17타수 6안타로 타율 0.353을 기록 중이다. 타점도 8개나 올리며 대표팀의 8강 진출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로 꼽힌다.
이날 경기에서 4-2로 앞선 한국이 4회초 2사 2, 3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잡자 멕시코가 3번 김현수를 거르고 4번 이대호를 선택한 장면은 김현수가 이번 대회에서 얼마나 뜨거운 타자인지를 바로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정평이 난 컨택트 능력으로 다른 국가의 처음 만나는 투수의 공에도 타이밍을 맞춰 척척 쳐내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두산으로서는 애가 탈 법도 하다. 여기에 미국 현지에서 김현수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면서 두산은 더욱 바빠졌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지난 13일 김현수의 힘과 선구안, 타격을 호평하면서 "최근 10년간 한국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 중 한 명"이라며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었기 때문에 포스팅 비용 없이 어느 팀과도 입단 계약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현지에서 김현수와 관련한 보도가 나온 것은 김현수의 에이전트가 미국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두산 프런트가 바다 건너 대만까지 찾아온 것도 이 보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혹여 김현수가 '조강지처'를 버리고 새 애인이라도 구할까 봐 애가 탄다.
더군다나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두산 베어스의 김승영 사장이 반드시 김현수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터라 두산 프런트로서는 넋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아직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국내 잔류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김현수는 "아무래도 내가 젊은 FA이다 보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나도 기사는 많이 봤다. 하지만 어느 팀이든 데려가야 가는 것 아닌가. 기사는 믿지 않는다. 나를 영입하겠다는 팀만 믿는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일단은 대회에 출전한 만큼 경기에만 집중하고 거취에 대한 결정은 대회가 끝난 이후에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프리미어 12 대회가 끝난 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팀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김현수는 "내가 잘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형들이 뒤에서 다 풀어주니 부담이 줄어든다. 일본전도 그렇고, 도미니카공화국전도 그렇고 내가 자꾸 잘라먹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대호 형이 한 방 해줬다. 형들이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 믿고 내 할 것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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