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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도록 선택권 주기를”

입력 : 2015-11-16 03:00:00 수정 : 2015-11-1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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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서 보낸 편지] ⑨ 아이 훈육하기 언젠가 백화점 아동신발 코너에서 괴성을 지르며 바닥에 드러누워 떼를 쓰고 우는 아이 때문에 일순간 모든 사람들이 놀란 일이 있었다. 아이가 괴성까지 지른 이유는 자기가 사고 싶은 신발을 엄마가 못사게 해서다. 이 아이는 왜 그렇게 심하게 떼를 썼을까?

아이를 훈육하는 방법에는 자연적 결과 또는 논리적 결과를 경험하게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자연적 결과를 경험하게 하는 방법은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일 때 그 결과를 경험할 때까지 기다려 스스로 문제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밥을 안 먹으면 배가 고프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거나, 추운 날씨에 얇은 옷을 입겠다고 하면 추위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성숙 자연아이(여주)·한국유아교육센터 대표
논리적 결과를 경험하게 하는 방법은 아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선택지를 주는 것이다. 가령 밥을 먹지 않는 아이에게 ‘밥을 먹지 않으면 네가 좋아하는 간식도 줄 수 없으니 밥을 먹고 간식도 먹을 것인지, 밥을 안 먹고 간식도 못 먹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한 뒤 선택에 대한 결과를 책임지게 하는 것이다. 장난감을 정리하면 내일도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지만 정리하지 않으면 하루나 이틀 동안 가지고 놀 수 없게 할 수도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실현가능한 선택지를 주고 부모가 그 약속을 끝까지 실행하는 것이다.

이는 어른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과 다르다. 만약 ‘밥 안 먹으려면 간식도 먹지 말라’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보통 부모들은 시간이 지난 뒤 아이가 안쓰러워 간식도 주고 밥도 준다. 아이의 버릇은 당연히 고쳐지지 않는다. 어른들은 ‘혼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훈육이 됐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아이들은 불쌍한 척하거나, 떼를 써서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 하곤 한다.

야단을 맞더라도 떼를 쓰면 자신의 요구가 관철된다는 것을 한번 경험하면, 아이는 자신의 욕구 충족에 도움이 됐던 방식을 심리적 사진첩에 저장하고 그 방법을 계속 선택한다. 중요한 것은 야단을 치는 것이 아니라 말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다만 아이 요구를 안 들어주는 것 자체가 이미 아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최대한 친절하게 말하고 아이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은 삼가야 한다.

훈육 방법에 따라 아이의 행동은 달라진다. 화내면서 상처주는 말을 하고 때로 체벌도 하면서 아이의 행동을 제한하는 엄격한 부모는 훈육은 잘하겠지만 아이는 의기소침하고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아이 요구에 ‘안 된다’고 하고 싶지만 아이를 기죽이는 것은 아닐까 걱정돼 대부분 들어주게 되면 아이는 고집이 세고, 인내심이 약해질 수 있다.

행동에 대한 제한이 따르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다. 화내고 상처주는 말을 하며 아이와 승강이를 하다 결국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경우라면, 아이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떼쓰는 강도를 점점 높이고 공공장소에서도 민망하리 만큼 떼를 쓰는 통제 불가능한 아이가 될 수 있다.

바람직한 훈육은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요구를 충족시킬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때 아이들은 종종 부모의 인내심을 시험해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고, 부모는 아이의 자존심을 끝까지 보호해 줘야 한다. 부모가 ‘안 된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몇 번만 경험하게 되면 아이들은 점차 행동을 바꾼다.

이성숙 자연아이(여주)·한국유아교육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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