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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귀정(歸政)’ 성공률은

입력 : 2015-11-16 08:00:00 수정 : 2015-11-1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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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치권에 ‘귀정(歸政)’바람이 일고 있다. 그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도회지를 떠나 고향에서 농사를 짓기위해 귀향하는 ‘귀농(歸農)’붐처럼 타향살이 정치를 접고 고향에서 ‘제2의 정치’를 하는 인사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귀농에 성공과 실패가 있듯이 귀정에도 성패가 엇갈린다. 운 좋게 단번에 목표를 달성하는 이가 있는 반면 연거푸 헛발질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충남 논산 출신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성공한 케이스로 손꼽힌다. 그는 13,14대 총선 때 경기도 안양에서 연달아 당선 된 후 1995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당선돼 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 때 국민신당 후보로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충남 논산에서 새천년민주당 간판으로 나와 당선 된 후 내리 금배지를 단 6선 의원이다.

전남 신안에서 태어난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귀정에 연착륙 한 것으로 분류된다. 경기도 안산에서 15∼18대 총선때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등으로 4선을 기록한 그는 19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옮겨 서울 송파구 을에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7·30 광주 서구을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다. 천 의원은 현재 신당창당을 준비중이다.

광역단체장 가운데 타향에서 당선돼 국회의사당 생활을 하다 고향에서 ‘봉사’하는 예도 있다.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안상수 창원시장이 그 주인공이다.

경남 창녕이 고향인 홍 지사는 서울에서 4선을 하고 5선 고지를 넘지 못하자 방향을 틀어 고향으로 돌아 간 케이스다. 그는 당 대표를 지낸 정치거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2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뛰어들어 도백자리를 꿰찼고, 재선에 성공했다. 원 지사와 권 시장도 각각 서울에서 금배지를 거머쥐었으나 지금은 고향에서 기관장으로서 행정을 펼치고 있다. 마산 출신 안 시장은 경기도 과천· 의왕에서 4선을 역임하고 당 대표를 하는 등 중앙무대에서 줄곧 활동했으나 지난해부터 창원시정을 이끌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부겸, 김영춘, 권택기 전 의원은 객지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에서 금배지 사냥에 나섰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 새누리당 김 전 지사는 경기도 부천에서 3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 재선을 지낸 후 대구 수성갑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내년 20대 총선 고지를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은 경기도 군포에서 3선 국회의원을 한 뒤 2012년 19대 총선 때 대구 수성 갑에서 민주통합당 당명으로 출전했으나 아쉽게 패했다. 이어 2014년 대구시장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했으나 역시 쓴잔을 마셨다. 김 전 지사와 김 전 의원은 내년 총선 때 대구 수성 갑지역에서 승부를 겨뤄야 할 운명이다. 둘은 경북고 선후배다. 한명은 웃고, 한명은 울어야 할 얄미운 선후배 관계가 됐다.

부산에서 성장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전 의원은 서울에서 재선을 하고 19대 총선 때 부산 진구갑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섰으나 낙선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재도전할 계획이다. 경북 안동에서 자란 새누리당 권 전 의원은 서울에서 국회의원을 한번하고 마음을 바꿔 내년 총선에선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심판을 받겠다는 자세다.

20대 총선에서 정치인의 귀정 성공률이 뜨거운 관심사가 될 것 같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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