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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척박한 삶… 노새 끄는 ‘마방 엄마’

입력 : 2015-11-30 20:18:27 수정 : 2015-11-30 20: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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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1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 이쉬취리는 오늘도 길을 걷는다. 언제나 그녀 뒤를 따르는 건 네 마리의 노새다. 티베트 불교의 성지인 매리설산을 찾는 순례자나 여행객을 태우는 게 이쉬취리의 일이다. ‘마방’이라 불린다. 성산을 조금이라도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까지 태우고 이쉬취리는 지난 15년간 같은 길을 수백 번 오르내렸다. 이곳의 교통수단은 노새뿐이어서 마방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쉬취리가 노새를 아끼는 마음은 각별하다. 아침마다 가장 좋은 보리를 말리고 볶아 노새에게 먹이고, 아프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산길을 오르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도 노새를 타는 법은 절대 없다. “온종일 등에 짐을 지고 사람을 업고 다니는데 얼마나 힘들겠어요. 노새들이 안쓰럽고 미안해서 탈 수 없어요.”

EBS1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은 1일 방송에서 티베트 불교의 성지 매리설산을 오르내리며 희망을 키우는 이쉬취리의 삶을 소개한다.
EBS 제공
그녀의 어머니도 마방이었다.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마방 일을 했고, 어렵게 3남매를 키워냈다. 고향을 떠난 적 없는 이쉬취리에게 살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어머니의 길을 따르는 것이었다. 마방 일을 물려받은 지 15년, 어머니의 삶은 숙명처럼 딸에게 대물림되었다.

이쉬취리의 소원은 고된 삶의 대물림을 끝내는 것뿐이다. 그래서 남편을 여의고 혼자 키우고 있는 아들과 딸은 반드시 공부를 시키고 싶어 도시의 학교로 보냈다. 주말마다 아이들을 보러가는 길은 꼬박 하루가 걸리지만 이쉬취리에게 그 길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 다리를 건너 흙길과 비탈길까지 지나야 만나는 아이들의 웃음은 삶의 고단함을 잊게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 대물림된 고된 삶을 끊기 위해 쉼없이 산을 오르는 이쉬취리를 EBS1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매리설산, 마방 엄마’에서 만날 수 있다. 1일 오후 10시 45분 방송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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