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개혁이 국민의 일상 바꾼다” 특수요원이 홍채로 자신을 인증하고, 경찰이 정맥으로 용의자를 찾는 등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이제는 현실의 금융거래에서 구현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을 필두로 각 은행들이 생체인증을 비롯한 비대면 실명거래 도입을 추진 중이라 향후 스마트폰 하나로 각종 금융거래를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금융권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과 생체인증을 도입하고, 시연했다. 신한은행의 무인스마트점포(디지털 셀프뱅킹 창구) ‘디지털 키오스크’는 정맥 인증 등을 통해 입출금계좌 신규, 예적금 신규, 펀드 신규, 무통장 송금 등 창구 거래량의 90%에 해당되는 총 107가지의 금융거래가 가능하다.
이 기술은 신한은행이 효성과 제휴해 개발했으며, 특히 타행보다 빨리 준비를 시작한 것이 최초 도입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정맥인증 프로세스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손바닥 정맥은 다른 생체인식 방식 대비 높은 정밀도와 인식률을 가지고 있다”며 “위조 및 변조가 불가능한 점과 위생적인 면이 높이 평가받아 이미 일본 등 해외에서 금융거래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맥인증과 비대면 실명확인 거래 시연에 참여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오늘은 바이오인증 시대의 막을 연 날”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앞으로 정맥 외에도 홍채, 지문 등 다양한 생체정보에 대한 인증기술이 발달할 것”이라며 “머지않아 휴대폰에서 생체인증을 통해 자금을 이체하는 시대도 도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다중확인을 이용한 비대면 실명확인 금융거래는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지난 5월 국내 최초의 모바일뱅크 ‘위비뱅크’를 출범시킨 우리은행은 공인인증서, 휴대폰, 신분증 촬영 등 3중 확인으로 비대면 실명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생체인증에 대해서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어떤 방식으로 해야할 지 검토 중”이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도 비대면 실명확인과 생체인증 구현을 빠르게 추진 중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월에는 도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생체인증은 지문인증 방식으로 추진 중인데, 내년초 구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KEB하나은행은 핀테크기업 파이브지티와 함께 얼굴 인식을 이용한 보안 솔루션의 은행 시스템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얼굴 인식을 생체인증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은행은 신분증 촬영, 기존 계좌 활용, 타 금융기관 확인결과 활용 등 3가지로 구성된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번달 내로 개발이 완료돼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생체인증 시스템은 현재 도입을 검토 중이나 명확한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은행은 이번달 내로 스마트금융센터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스마트금융센터에서는 비대면으로 상품 가입, 상품 추천, 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년 1월에는 비대면 실명확인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체인증은 현재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위원장은 “비대면 실명확인이 일상화되면, 1년 365일 아침이나 심야시간에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고객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학교 수업이나 회사 업무 중에도 잠깐씩 틈을 내 금융거래를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금융개혁이 국민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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