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업 기술 및 혁신, 은행 방어적 입장 깨는 자극제"
곽영기 기업은행 핀테크사업부장(사진)은 "성장 단계별 맞춤프로그램을 통해 기술력을 가진 핀테크 기업 발굴에서부터 육성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부장은 "핀테크 기업의 기술과 혁신적인 태도는 기존 은행권의 방어적인 입장을 깨는 자극제"라 말했다. ⓒ오현승 기자. |
12명 규모의 핀테크사업부는 기업은행 내에서도 일종의 '기동대'역할을 한다. 핀테크 관련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 관련 부서와 함께 성공 가능성을 모색한다. 동시에 우수한 핀테크 기업을 발굴해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곽영기 기업은행 핀테크사업부장은 2일 을지로 본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업은행의 핀테크 기업 지원제도를 통해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커가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은 곽 부장과의 일문일답.
-기업은행 핀테크사업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올해 3월 기업은행 스마트금융부 내 핀테크사업팀이 처음 생겼고 7월엔 정식부서로 승격했다. 단기간에 팀이 만들어져 부서 규모로 확대되는 건 드문 경우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핀테크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은행 정책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현재 2개팀, 1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기본적으로 '발굴→지원→육성' 이라는 구조로 지원이 이뤄진다. 지난 6월엔 유망한 스타트업 및 핀테크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을 열어 13개 기업을 수상기업으로 선정했다.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나 융자 지원은 '핀테크 드림 지원센터'가 담당한다.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68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지난달엔 'IBK금융그룹 핀테크 드림랩'이 판교에 개소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핀테크 기업에 사무공간, 멘토링,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쉽게 말해 '기업은행이 뒤에서 도와줄테니 기술 개발만 열심히 하라'는 콘셉트다. 현재 현재 4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영국의 '레벨 39(Level 39)'가 성공사례로 꼽히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러한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고 본다.
-여타 은행과 유사한 구조다. 기업은행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면.
▲아무래도 대동소이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 특성상 정책금융기관으로 부여받은 역할이 있다보니, 정부 산하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폭이 넓다는 점은 장점이다. 지난 9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및 소프트웨어공제조합과 같은 핀테크 관련 협업기관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은 게 좋은 예다.
내년엔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구축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핀테크 기업이 금융서비스를 쉽게 접목할 수 있도록 표준 API를 제공하고, 테스트베드도 제공하겠다.
내년 1월 25일 크라우드펀딩 관련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시행과 관련, 크라우드펀딩 분야의 역량 강화도 주요 관심사다. 현재 금융위와 협력해 '기업투자정보마당' 사이트 구축 및 운영을 준비 중이다.
-기업은행과 핀테크 기업간 협력 사례와 성과는.
▲홍채인식 기술을 보유한 업체인 이리언스와의 제휴를 꼽고 싶다. 이리언스는 기업은행과 멘토링 관계를 유지한 업체로, 지난 9월 금융위원회 및 금융기관합동 워크숍에도 참여했다. 이 기업의 홍채인식 시스템을 은행 업무에 접목, 내년 초 기업은행 현금입출금기(ATM)나 대여금고에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소위 '잘 나가는' 핀테크 기업은 은행 외 여러 투자처를 갖고 있는데.
▲창업 초기 단계를 벗어나 어느 정도 규모와 경쟁력을 갖추는 데 성공한 핀테크 기업은 그렇다. 하지만 대다수의 스타트업은 자생적으로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다. 기업은행 드림랩에서는 은행 내 담당부서와 업무 매칭을 비롯해, 향후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은행과 혁신을 추구하는 핀테크 업체가 협업하는 과정에서 이질감은 없나.
▲핀테크는 굉장히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다. 기존의 은행 업무 분류 방법으로는 정의하기 어렵다. 핀테크 관련 업무가 은행의 구조적인 업무분장으로 나눌 수 없다는 측면은 분명 존재한다. 때문에 이러한 부분은 전 은행 차원에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핀테크 기업의 기술과 이를 통한 혁신은 기존 은행권의 방어적 입장을 깨는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금융권 핀테크 화두에 대한 진단과 향후 업무 추진 계획에 대해 소개해달라.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 핀테크 기업에 거는 기대가 크고, 언론의 주목도 또한 높다. 때문에 실제 핀테크 기업의 기술 수준과 대중의 인식간 괴리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책금융 역할이라는 기업은행의 특징을 살려 꾸준히 핀테크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크라우드펀딩 분야의 역량 강화도 주요 추진 과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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