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러 대학총장포럼’ 참석차 방한한 미하일로바 총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러 대학 교류에 대해서는 “양국 대학 교류는 한·중, 미·러 간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사하공화국 수도인) 야쿠츠크의 한국교육센터에서는 민족이나 전공에 관계 없이 많은 학생이 한국 문학, 문화, 의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연방을 구성하는 21개 공화국 중 하나로 극동 시베리아에 자리한 사하공화국은 면적이 307만8000㎡로 한반도의 14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100만명이 안 된다. 2만3000명이 재학 중인 북동연방대학교는 사하공화국의 대표적 대학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브게니아 미하일로바 러시아연방 사하공화국 북동연방대 총장이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과 러시아 간 경제·교육 등 민간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제현 기자 |
“경제적 측면에서 말하면 사하공화국에는 금, 석유, 가스, 희토류 등이 매장돼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세계최대 가스 생산업체)은 (지난5월) 중국과 시베리아를 지나는 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도 러시아 가스 수입을 필요로 하고 있고, 한국 지도자들도 (러시아) 가스에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산 석유를 북한을 거쳐 공급받고자 하는 구상도 있는 것으로 안다. 가스프롬은 러시아 전역에서 파트너 대학 5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하나가 사하공화국 북동연방대다. 한국의 카이스트(KAIST)에서 북동연방대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데 이런 교류를 바탕으로 한·중·러 협력과 같은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에 한·러 양국은 어떤 접근이 필요하나.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가 아닌 동쪽으로 가라고 했다. 그는 21세기 국가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로 극동과 북극 개발을 설정했다. 사하공화국은 러시아 영토의 17%를 차지하고 있고, 사하공화국 면적의 절반은 북극에 해당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사하공화국은 자원이 풍부하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는 공화국 정부와 함께 이 지역에서 자원 생산과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자연보호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나는 1991년 사하공화국에 한국 학교를 세우기로 결정했고, 한국과 북한의 관련 기관에 교사와 전문가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때 한국에 있는 강덕수 한국외대 러시아학과 교수 등이 파견돼 1994년 문을 열었다. 지금도 박사과정의 한국인 교환학생들이 매년 4, 5명씩 온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당시 북한에서는 답변이 없었다.”
-한국의 러시아 전문가 양성에 대해 조언이 있다면.
“러시아어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은 통역사 양성뿐 아니라 상대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특정한 전문 분야보다 (일반) 언어만 가르치고 있다. 언어가 아닌 (금융·수학·물리학 등) 특정 분야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는 일본 정부가 더 앞선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융·복합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데, 물리나 생물, 화학, 환경 분야뿐 아니라 언어도 갖춘 전문가를 키우는 것이다.”
△1949년 출생 △야쿠츠크국립대 졸업 △사하공화국 교육장관 △사하공화국 교육·사회·문화 담당 부총리 △사하공화국 부통령 △북동연방대 총장(2010년∼)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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