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스크린, 브라운관에서 배우 고아성(23)의 활약을 목도한 한 해였다.
그는 올해 무려 세 편의 영화, 한 편의 드라마,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하며 '영역 확장'에 나섰다.
특히 영화 '오피스'(감독 홍원찬)에서의 열연을 인정 받아 지난 달 스페인에서 열린 '제25회 판시네 판타스틱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연말을 맞게 됐다.
4세 때 CF로 데뷔한 고아성은 드라마 '슬픈연가' '떨리는 가슴' 등에 아역으로 출연했고 2008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배우 송강호의 딸 역을 맡아 당찬 매력을 발산한 그는 이후 상업, 독립영화를 가리지 않는 행보로 차근차근 배우로서 역량을 쌓아나갔다.
2013년 개봉한 '설국열차'(감독 봉준호)는 그에게 새로운 도약이 된 작품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첫 해외 진출작이었던 이 작품에서 그는 깊은 눈빛과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하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는 그에게 대중에 한 발 더 다가선 해로 기억될 것 같다. 2010년 '공부의 신' 이후 5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는 대한민국 상류층의 속물근성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며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에서 고아성은 서민 가정에서 태어나 뜻하지 않게 임신을 하면서 상류층 가문에 들어가게 되는 여주인공 서봄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영화계에서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졌다. 칸영화제 초청작 '오피스'에서 그는 정규직 채용에 목숨 거는 인턴직원 이미례 역을 맡아 깜짝 반전을 이끌어냈고, '뷰티 인사이드'(감독 백감독)에서는 매일 모습이 바뀌는 남자 '우진'이 되어 짧지만 강렬한 내면연기를 보여줬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선 실제 본인인 듯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현재 고아성은 tvN '나도 영화감독이다 2'에 출연해 '리얼리티 예능'이란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오피스'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박성웅, 류현경, 박정민 등과 함께 페루로 건너가 연출부원으로 단편영화를 찍고 왔다. 영화, 드라마에서 이미 주연급으로 자리잡은 그녀가 힘들다고 소문 난 영화 연출부도 마다하지 않으며 누구보다 영화제작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런 그녀가 어찌 예뻐 보이지 않을 수 있을까.
겉이 아닌 속부터 충무로 대표배우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가고 있는 배우 고아성의 2016년도 기대해본다. 내년 그는 배우 임시완과 함께한 영화 '오빠생각'(감독 이한)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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