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정보로 부당 이득 의혹 삼성그룹 계열사 최고위 임원 9명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로 주식 거래를 한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삼성 최고위 임원들이 지난 4∼5월 제일모직 주식을 대거 사들인 사실을 모니터링 과정에서 잡아냈다. 거래소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이 거래 관련 자료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자조단)에 넘겼다. 자조단은 이들이 미공개 정보로 부당이익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최근 조사에 들어갔다. 제일모직 주식 거래에는 서너 개 계열사 소속 임원 9명이 연루됐으며, 사장급도 일부 포함돼 있다. 주식 매입 시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발표된 지난 5월26일 전이며, 매입량은 400억∼500억원어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초∼5월 중순 제일모직 주가는 1주당 13만∼17만원을 오갔다. 합병 발표 당일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8만8000원을 기록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조사 대상에 오른 임원진을 상대로 확인해보니 제일모직 주식을 매수한 것은 맞지만 대부분 투자 금액이 1억∼2억원대이고, 미공개정보 이용이 아닌 정상적인 투자라고 한다”며 “일부는 여러 차례 주식을 사고 팔거나,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계좌 관리를 맡겨 정확한 투자 금액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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