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이 간담회는 그동안 추진해 온 금융개혁의 성과를 알리고,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직접 금융당국 수장이 마련한 자리입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금융개혁의 주요 골자는 규제 완화입니다. 금융사의 상품 가격 등 영업행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자율성을 높이면 경쟁이 치열해져 금융소비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이귀전 경제부 기자 |
하지만 이 같은 바람이 양 기관 수장들만의 공허한 외침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금융사에 대한 규제 완화가 자칫 감독기관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보험업 규제 완화를 놓고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7개 금융협회가 주최한 ‘금융규제 운영규정 제정에 관한 공청회’에서 금감원 직원이 보험업계 관계자의 참석을 의도적으로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은행과 금융투자회사, 저축은행, 여신전문업체, 신용협동조합 등 5개 업권에서는 협회 또는 회원사의 임원이 업권을 대표해 패널 토론자로 나섰는데 보험업권에서는 협회나 로펌 관계자가 토론자로 참석했습니다. 금융가에서는 “금감원 직원이 물밑에서 압력을 행사해 보험사의 공청회 참여를 막았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에 압력을 넣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를 부인했습니다.
공청회 불참을 금감원 직원 종용했는지 여부는 밝혀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슬슬 터질 것이 터지고 있다”는 업계의 분위기입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기득권을 쉽게 놓을 수 있겠냐’는 말이 무성합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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