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 주도혐의 수배 상태
1차 집회 때 등장 “나라 마비” “어제는 종단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각의 망설임도 없이 청정도량이자 성소인 경내에까지 경찰 공권력이 난입하였습니다. 12월9일은 대한민국 권력의 광기를 여과 없이 보여준 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10일 오전, 자진출두를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파국 직전까지 갔던 이번 사태와 관련, 본인의 책임론은 쏙 뺀 채 정부 탓만 했다.
10일 오전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은신하던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를 결정하고 대웅전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
그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 몸을 숨겼던 한 위원장은 1차 집회 때 조합원의 호위를 받으며 등장했다. 그런 뒤 “나라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 “내가 책임질 테니 청와대로 진격하자” 등의 선동발언으로 불법·폭력 집회를 부추겼다. 경찰의 과잉진압 등이 맞물리면서 농민 백남기씨가 중태에 빠지는 등 집회 참가자, 경찰 양측에서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수배 상태에서 조계사로 도피했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조계사에서 걸어나온 뒤 경찰에 체포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다행히 조계종의 중재로 정부와 조계종이 충돌하는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태는 조계사를 비롯한 종교 시설이 수배자의 도피처로 악용된 관행을 공론의 도마 위에 올렸다. 종교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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