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마시며 친 박정희
전략적 플레이형 이명박…
안문석 지음/인물과사상사/1만4000원 |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이유는 다양하다. 스트레스 해소, 정치활동의 일환, 자기과시 등….
그러나 대부분 국정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골프를 친다. 이 책은 한국과 미국 등 각국 대통령의 골프 스타일과 통치 양태 등을 분석한다. 저자는 골프를 둘러싼 대통령의 일화를 풀어내는 재미도 제공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앞뒤를 재면서 가기보다는 기분내고 주변에 과시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정치인은 기회가 왔다고 판단되면 모든 것을 걸고 도박할 가능성이 높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 실력을 자랑한다. 그는 앞과 뒤 한 팀씩을 비우고 여유있게 치는 ‘황제 골프’를 시작한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략적 플레이형이다. 정치적으로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주목받을 만한 일은 무엇인지 면밀히 생각하는 실행형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점수 관리형이다. 장타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하면서 실익을 챙긴다.
박정희,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골프를 하면서 협상하고 거래도 하는 네트워크형이다. 박 전 대통령은 9홀을 하는 때가 많았고, 때로는 라운딩 도중 막걸리를 마셨다. 실제로 클럽하우스 식당의 직원이 막걸리통을 들고 따라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 못지않게 골프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부터 2014년 말까지 첫 임기 5년 동안 214번이나 라운딩을 했다. 미국 CBS의 마크 놀러 기자가 5년 동안 정확히 체크해 나온 숫자다. 1년에 36번, 한 달에 세 번 골프를 친 셈이다.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골프를 쳤다.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미국인에서는 용인된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골프장을 갖고 있다. 오바마가 빨리 물러나서 골프나 하기를 바란다.”
김신성 기자 ss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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