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다 세이지 지음/이주관, 전소현 옮김/청홍/1만6500원 |
고령자들이 죽음보다 더 두려워하는 게 치매다. 치매는 후천적 뇌의 기질 장애로 한때 정상으로 발달한 지적 기능이 계속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크게 뇌의 신경세포가 급속하게 파괴되는 알츠하이머와 뇌혈관 질환으로 뇌조직이 손상돼 나타나는 뇌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일본 돗토리대학의 진보 다이키 박사와 우라카미 가쓰야 교수는 실험을 통해 ‘향기’를 이용한 아로마테라피로 치매 환자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치매를 앓는 고령자에게 18일간 매일 아침 로즈메리 컴퍼와 레몬 정유(방향유)를, 매일 저녁 라벤더와 스위트오렌지 정유의 방향욕을 각기 두 시간씩 맡도록 했다. 그러자 아로마테라피 기간 중 환자의 추상적 사고력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아로마테라피를 중지하자 해당 기능은 다시 원래 상태로 서서히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도의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향기치료-아로마테라피와 첨단의료’의 저자 시오다 세이지는 “현재 임상 응용되고 있는 치매 치료약은 증상의 지연 효과는 있지만, 인지 능력을 높이는 효과는 낮기 때문에 아로마테라피를 의학적 치료와 병행하면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정유는 서양의학의 약제로서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최근 아로마테라피의 과학적 근거를 보여주는 논문이 속속 발표되면서 아로마테라피가 의료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는 아로마테라피가 민간요법에서 벗어나 의료 행위로 인정받고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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