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의 2015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가 대부분 끝난 가운데, 얼어붙은 채용 시장에서 취업준비생의 마음을 담은 신조어가 올해도 쏟아져 눈길을 끈다.
'광탈'은 '빛의 속도로 빠르게 탈락한다'는 의미다. 기념일을 뜻하는 '절'과 결합한 '광탈절'은 서류전형이나 면접전형에서 탈락한 날을 가리킨다. 특정 시기에 몰려있는 기업 공채는 발표일도 겹치는 날이 많아 광탈절에는 취업준비생들의 눈물이 이어진다.
연이은 탈락 통보 끝에 찾아온 서류 전형 합격의 기쁨은 '서류가즘'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서류 합격'과 '오르가즘'을 합한 말로 기쁨이 최고조를 이룬 상태를 말한다.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도 쉬운 일은 아니다. 지원서 접수 마감일에는 온라인 채용 시스템에 지원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서버 과부하로 시간 안에 제대로 지원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를 '서버 전형'이라 한다.
어렵게 인적성검사나 면접 전형에 가더라도 최종 합격 문턱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일명 '지여인'은 울고 '전화기'는 웃는다. '지여인'은 지방대와 여자, 인문대생을 합한 말이다. '전화기'는 취업이 잘되는 전자전기·화학공학·기계공학과 전공자들을 뜻한다. 취업 시장의 대세를 가리키는 '취업깡패'이기도 하다.
'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뜻의 '문송합니다'에는 취업시장에서 이공계에 비해 홀대받는 문과 출신의 아픔이 담겨 있다. '인문계의 90%가 논다'는 뜻의 '인구론'도 같은 뜻의 다른 표현이다.
'페이스펙'도 현실을 보여준다. '얼굴(face)'과 '스펙'을 합한 페이스펙은 '얼굴도 스펙'이라는 뜻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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