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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이주민에… 초등교 '콩나물 교실'

입력 : 2015-12-15 10:00:00 수정 : 2015-12-1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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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교육열풍·전세난 등 이유 특정지역 쏠림 심화
특정지역 이주 열풍과 극심한 전세난으로 경기와 제주, 세종 일부 초등학교 교실이 ‘콩나물 교실’로 변해 학교 현장이 아우성이다. 하지만 교육시설과 교사는 부족해 지방교육재정 구조개편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4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2012년 이후 4년 동안 다른 지방에서 제주로 전학 온 초등학생은 모두 4650명이다. 전출 학생(2729명)을 제외하면 1921명이 순수하게 늘어났다. 중·고등학생 증감을 포함하면 이 기간 모두 1887명이 증가했다. 이는 이주 인구 증가와 맥락을 같이한다. 제주 이주 인구는 2012년 4873명, 2013년 7824명, 2014년 1만1112명이다. 올해 역시 이미 1만명을 넘었다. 초등학생 증가가 두드러진 데는 30~40대 이주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이주 인구 최고기록을 세운 올 3·4분기(7∼9월·4048명)만 해도 절반(50.3%)이 30~40대다.

제주도교육청은 이주민 증가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4년 동안 초등학생만 2000여명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2025년 제2공항이 개항하면 학생 유입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제주는 교사 1인당 학생 수, 학급당 평균 학생 수, 수업교사 1인당 수업시수 등 모든 면이 열악한 실정이다. 올해 교사 수는 191명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제주시 오라초등학교는 학생 수 증가로 시설 확충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부지와 공간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 애월 장전초등학교도 전입생이 증가하면서 올해와 내년에 걸쳐 4학급을 늘리기로 했다. 제2공항 입지로 발표된 성산읍 온평·신산초등학교도 올해 제주도 외에서 각각 15명, 13명 전입했다.

경기도의 경우 전세난 여파로 신도시 근교 일부 초등학교가 ‘콩나물 교실’이 되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을 피해 도시 외곽으로 이주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학급당 학생 수가 적정 수를 넘어 포화상태에 이르는 학교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시 오포읍 광주광명초등학교는 2012년 840명(29학급)이던 학생 수가 올해 1030명(36학급)으로 190명이 늘었다.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33.4명으로, 경기도 평균 25.3명과 광주시 평균 27.9명보다 훨씬 많다. 광명초등교와 1.5㎞ 떨어진 같은 생활권의 용인시 모현면 능원초등교도 사정이 비슷하다. 2012년 449명이던 학생 수가 지금은 588명이다. 지난해 102명이 늘었고, 전체 20학급 중 13학급이 30명을 넘는 과밀학급으로 변했다. 학습공간 부족으로 과학실을 복도까지 확장했고, 교과연구실을 없앴다. 취학예정 아동 수를 감안할 때 내년에 2학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어학실을 일반교실로 전환할 예정이다.

2007년 37학급으로 출발한 오산고현초등교도 올해 53학급으로 과대학교가 됐다. 3년 전보다 270명, 지난해보다 141명이 각각 늘었다. 1학년의 경우 10학급이나 되는데도 학급당 30명을 넘어 과밀학급이 되면서 13학급 증설을 추진 중이다.

고양시 덕양구 내유초등학교의 경우 2013년 618명에서 올해 760명으로 2년 사이 142명(23%)이 증가했다. 남양주 화도읍 화도초등교는 2012년 724명(27학급)에서 올해 1170명(41학급), 오남읍 양오초등교는 1280명(42학급)에서 1403명(48학급)으로 각각 학생 수가 늘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한 학교 신·증축과 학생 수용계획은 시원한 답이 없다. 이들 학교의 학생 수 증가세는 전세난 여파로 신도시 아파트에 방을 구하지 못한 학부모들이 신도시 인근 다가구주택 등을 찾은 데 따른 것이다.

교원 신청도 특정지역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도 교원 정기인사를 앞두고 대전에서 세종으로 전출을 신청한 교원의 수가 3년 전과 비교해 9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전출비율도 지난해에는 전입비율을 넘어섰으며, 주요 전출지로는 세종지역의 비율이 상당히 커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전지역 초·중등 교원 타 시·도 전출 신청자 현황(내년도 3월 1일자 기준)에 따르면 교원 전출 희망지 1순위는 서울(85명)이었고, 세종(55명)과 경기(21명)가 뒤를 이었다.

경기지역은 지난해까지 서울 다음으로 교원들이 전출을 가장 많이 희망하는 곳이었지만 올해부터 세종에 선호도가 밀렸다. 세종시는 출범 이듬해인 2013년 교원전출 신청자가 6명(공동 6위)에 그쳤지만 올해 28명, 내년도 55명(2위)으로 신청자가 대폭 증가했다. 지역교원들이 이같이 세종 전출을 희망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정주여건 향상에 따른 거주지 이전과 함께 상대적으로 교장과 교감 등에 대한 승진이 쉬운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대전지역 초등학교 학생전출 비율은 8%로, 전입비율 7.3%를 역전했다. 학교현장에서는 전출 학생 중 많은 비율이 세종으로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역교육계는 교원 전출은 물론 학생 전출 등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원·제주=김영석·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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