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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경제사령탑 최경환의 ‘말년 병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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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14 18:22:58 수정 : 2015-12-15 00: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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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를 앞두고 있는 말년 병장 같은 심정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일 기재부 출입기자단과 송년 만찬회 자리에서 한 농담이다. 그는 지난달 개각설이 나오면서부터 ‘말년 병장’을 자칭하고 있다. 지역구 의원 출신 관료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만간 국회로 복귀해야 한다는 뜻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그의 정치적 무게감을 감안하면 선거가 4개월밖에 안 남았으니 서둘러 여의도로 돌아가 총선의 청사진을 그리고 싶을 것이다.

비박(비박근혜)계와 일전을 앞두고 있는 친박계는 구심점인 그의 귀환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지난 9일 심야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깜짝 회동해 정치적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천종 경제부 기자
여의도 귀환을 앞두고 말년 병장의 정치적 몸값은 치솟고 있다. 그러나 경제수장으로서 최 부총리가 매조지할 현안은 녹록지 않다.

중국 경기둔화와 ‘저유가 쇼크’ 속에 한국 경제에 큰 생채기를 낼 수도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코앞에 다가왔다. 수출 부진은 지속하고 있고, 가계부채는 1200조원으로 늘어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다.

기업들의 살벌한 구조조정으로 세밑 풍경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노동개혁 5개 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주요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최 부총리는 가는 곳마다 주문을 외듯 경제활성화와 노동개혁 법안의 연내 통과가 중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경제팀에도 “미국 금리 인상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다. 정신 바짝 차려서 가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그다지 울림이 크지 않다. 임시국회에서라도 처리되길 희망했으나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으로 이마저도 희미해졌다. 공직사회에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깜깜이’ 개각에 부질없는 하마평과 개각 시기를 놓고 비생산적인 억측만 양산되고 있다. 공무원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정책 추진의 동력이 생길 리 없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말년 ‘최 병장’에게는 너무나 가혹하고 야속한 상황일 것이다. 새로운 일은 아예 벌이지 말고, 하던 일마저도 미루는 게 말년 병장의 미덕이거늘. 하지만 어쩌랴. 지금 흔들리는 한국 경제를 이끄는 경제 사령탑은 북한군의 도발 위기에 전역을 미뤘던 그 말년 병장들의 희생 정신을 마음속에 새겨야 할 운명인 것 같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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